'날개 접는'신진식 지도자로 새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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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갈색 폭격기'가 날개를 접는다. 지난해 은퇴한 김세진에 이어 신진식(32.삼성화재.사진)까지, '무적함대'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겨울리그 9년 연속 우승과 77연승 주역들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신진식은 7일 서울 을지로1가 삼성화재 본사에서 윤형모 단장을 만나 진로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은퇴 후 연수'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신진식은 2006~2007시즌 직후 회사 측에서 제안받은 ▶선수로 1년 재계약과 ▶은퇴 후 해외연수를 놓고 고민해 왔다. 그는 당초 1년 더 선수로 뛰기를 희망했다. 현대캐피탈은 신진식이 원할 경우 영입할 뜻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친정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는 주변의 권고가 만만치 않았다. 고질적인 무릎부상도 신진식이 은퇴 쪽으로 마음을 돌리는 데 작용했다. 그는 "선수생활을 1년 더 하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 하지만 어차피 지도자로 나갈 거면 조금이라도 빨리 공부하고 일찍 연수를 다녀오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익산 남성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신진식은 1997년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배구선수로서는 작은 1m88㎝의 키지만 긴팔과 용수철 같은 탄력, 빠른 스윙으로 삼성화재는 물론 한국 남자배구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리베로를 능가하는 수비력까지 갖춰, 레프트 공격수의 '교본'으로 꼽혔다. 2002년 부산과 지난해 도하까지 아시안게임 배구 2연패도 일궈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본인이 심사숙고해 결정했을 거라고 믿는다.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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