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김근태+문희상 신당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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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동영.김근태.문희상 전 의장이 동반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기로 5일 합의했다.

김한길.박상천 공동대표의 '통합민주당' 신당에 이어 '열린우리당발(發)' 신당 창당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세 전직 의장은 성명에서 "대통합을 실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제3지대에서 대통합의 전진기지를 만드는 데 모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통합민주당을 향해 "총선용 소통합을 철회하고 (대선을 위한) 대통합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정.김 전 의장은 4일 정대철 고문과 만나 행동을 함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고문과 함께 추가 탈당을 추진했던 문학진 의원은 "정세균 당 지도부에 위임된 통합시한인 14일 이전에 의원 중 일부가 먼저 나가 외부에 틀을 만드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원은 "11일 시민사회세력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의 신당 창당 선언 직후 이들에게 회답하는 차원에서 20~30명의 초.재선 의원이 선도 탈당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의 핵심 당직자는 "정동영+김근태+문희상+정대철 신당은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대통합 방식과 다를 게 없다"며 "열린우리당 해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열린우리당에 친(親)노무현 성향의 의원 일부만 남을 경우 열린우리당은 군소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범여권은 ▶열린우리당 친노 잔류파 ▶정동영+김근태 신당 ▶통합민주당으로 삼분된다.

열린우리당 측은 통합신당 창당을 함께할 세력으로 ▶미래구상 등 시민사회세력 ▶장상 전 대표 등 민주당 내 대통합론자를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상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정인사 배제론은 대통합의 걸림돌"이라며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비판했다.

?김근태 "친노 그룹 참여 안 돼"=이날 문희상 전 의장과 오찬을 함께한 김혁규 의원은 "질서 있는 대통합은 전당대회의 결의 사항"이라며 "당 지도부 주도 아래 대다수가 동의하는 통합이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한명숙 전 총리 측도 "제3지대 창당은 당론이므로 당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해찬 전 총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전 총리는 대통합 신당에 다 같이 참여하자고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이 전 총리는 조만간 별도의 사무실도 낸다"고 소개했다.

통합신당 추진 세력은 이미 탈당해 있는 의원들과도 의견 조율을 마쳤다. 4일 정동영 전 의장은 천정배 의원을, 문학진 의원 등은 이강래.전병헌 의원 등을 만나 동참 의사를 확인했다.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열린우리당에서는 친노파 의원들이 몇 명이나 잔류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근태 전 의장은 이날 원주에서 열린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 주최 강연에서 "노 대통령 그룹과 박 대표 그룹을 대통합에 참여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탁.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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