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업」 중기까지 파고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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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홍보·디자인·이벤트분야서 성업/사무자동화·기술제공까지 척척/수수료 짭짤… 1인당 월200∼400만원 수입
전문지식과 인력,또는 경제적 능력이 없어 중소기업체들이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각종 업무를 대신 맡아 해주는 대행회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기업체의 업무대행업은 지금까지 경영·시장조사분야에서 대기업을 상대로한 컨설팅회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최근들어서는 대상이 중소기업으로 확대되고 대행분야도 세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로 등장한 중소기업 업무대행분야는 신상품이나 회사이미지에 대한 홍보·이벤트 사업·제품디자인 변경·사무자동화 및 전산시스템개발,첨단기술제공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중소기업체가 지난해부터 극심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경쟁력확보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됐고 이에 따라 생산·영업·관리이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홍보·디자인·전산화업무 등 주변업무에도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
그렇다고 작은 기업규모에서 대기업처럼 자체내에 별도의 부서설치나 인력을 배치할 수도 없어 일정액의 수수료를 치르고 전문대행회사를 찾게되는 것이다.
지난 1월 KAIST출신 박사 3명이 창업한 국내 최초의 중소기업대상 기술개발대행회사인 「파워테크사」는 이미 5개 중소업체로부터 전동기·조명·엘리베이터제어장치에 관한 기술개발의뢰를 받아 현재 작업을 진행중이며 최근에는 정부출연연구소박사·기술사·산업안전 1급기사 등 4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엔지니어그룹」까지 창업돼 기술개발대행이 조만간 새로운 산업분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또 지난 4월에는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대행회사인 (주)리앤리가 창업,현재 10여개회사를 고객으로 대언론홍보·광고·이벤트업무 등을 해주고 있다. 홍보대행업무는 동신광고 기획 등 20여개 광고대행사와 「메리트」 등 몇몇의 외국법인회사에서 맡고 있지만 대부분 대기업 또는 외국회사의 홍보에 치중돼 국내 중소기업실정에 맞는 홍보활동은 거의 없었다.
또 8월에는 중소기업체를 대상으로 사무자동화 및 전산화작업·소프트웨어개발·전산실설치 등 컴퓨터시스팀관련 컨설팅을 해주는 (주)경영정보개발이 설립됐다. 이 회사에는 현재 하루 2∼3건씩의 요청이 올 정도며 많은 업체들이 경영합리화 및 생산성 향상의 방안으로 전산시스팀의 구축을 필요로 하는 실정이어서 앞으로 이 분야의 참여회사가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기업체가 개발한 제품을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디자인해주는 디자인전문대행회사도 80년대후반에는 (주)인다 등 5∼6곳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50여곳으로 급증했다.
이들 대행업체들의 인력규모는 대부분 5∼20명에 불과하지만 대행료 수입이 투입인력 한명에 월 2백만∼4백만원에 달해 업체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는데다 소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대행업무를 벌여 의뢰업체로부터도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주)리앤리 대표 이상규씨는 『주먹구구식 업체 운영에서 벗어나 현대적 경영방식에 눈을 돌리는 중소기업들이 날로 늘고 있어 이 분야의 시장전망은 충분한 상태며 대기업 대신 수천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대행업체간 경쟁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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