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싸움 하다 실책홍수 |미프로야구 올시즌 막바지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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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팀당 1백62경기를 치르는 미프로야구 92메이저리그가 갖가지 사건과 화제를 실은채 25일까지 95%의 경기일정을 소화, 종착역을 향해 막바지 열기를 내뿜고 있다.
14개팀이 경기를 펼치고 있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그룹에서는 캐나다의 토론토 블루제이스(89승63패)가, 서부그룹에서는 오클랜드 어슬래틱스(92승59패)가, 12개팀의 내셔널리그(NL) 동부그룹에서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89승62패)가, 서부그룹에서는 대권 재수생 아틀랜타 브레이브스(90승60패)가 각각 2위와 4∼8게임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플레이오프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월드매거진이 최근 조사한 프로스포츠구단의 가격에 따르면 2억달러(약1천5백40억원)에 달하는 뉴욕 양키스팀이 1위, 2위가 LA다저스(1억8천만달러), 3위 뉴욕 메츠(1억7천만달러), 4위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1억6천만달러)가 공동으로 차지한 것처럼 미국의 프로야구는 농구·아이스하키·미식축구 등 다른 프로구단을 압도, 엄청난 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또 이와함께 야구선수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7백만달러(약54억원) 선수들이 잇따라 탄생됐다.
그러나 스타급 선수들은 한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구단측과 연봉싸움에 열중하다 개인훈련을 소홀히 해 최근10년간 최악의 사태로 불리는 게임당 1·7개의 실책이 쏟아져 진기명기의 산실로 불리던 미프로야구에 대한 찬사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미네소타 트윈스는 주전 대부분이 아직도 우승후유증에 시달리는듯 부상병동으로 불릴 정도로 고장난 선수들이 많아 몸값만큼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 9게임차 뒤져있어 플레이오프 출전티킷을 이미 놓친 상태다.
반면 오클랜드는 지난달31일 간판타자인 홈런왕 호세 칸세코(연봉 5백만달러)를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 4명과 전격 트레이드, 흐뜨러진 팀웍을 바로잡고 최근 10경기에서 9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칸세코는 야구선수의 불문율로 되어있는 경기중 덕아웃 이탈을 밥먹듯이 해대는 안하무인격인 행동으로 팀관계자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미움을 사 결국 트레이드 됐다.
또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지명타자인 조지 브레트(39)는 3천안타에 10개가 모자란다. 따라서 앞으로 13게임이 남아있어 올해안에 야운트에 이어 3천안타의 주인공이 될 공산이 커졌다. 미프로야구에선 ▲5백홈런 ▲3백승 ▲3천탈삼진 등을 이룬 선수에 대해 「달인」이라 부르고 있는데 1백20여년의 메이저리그를 거쳐간 1만3천여명의 선수 가운데 3천안타를 달성한 선수는 17명에 불과하다.
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스포츠재벌 마이크 일리치(63)에게 8천5백만달러(약6백70억원)에 매각됐으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팀도 플로리다 거부 빈센트 라이몰리에게 1억1천만달러(약8백70억원)에 소유권을 넘겼으나 본거지를 플로리다로 이전한다는 방침에 시민들이 단식투쟁으로 방대하고 시장이 수습에 나서는 등 홍역을 겪고 있다.
한편 재정난에 허덕이던 시애틀 매리너스팀은 일본계회사인 닌텐도사에 1억2천5백만달러 (약9백50억원)에 팔려 미프로야구사상 처음으로 일본인 구단주가 탄생했다.
이 같은 현상은 2년전까지 26개구단이 평균 2억1천만달러(약1천6백억원)의 수입을 올리며 호황을 누렸으나 폭등하기 시작한 연봉부담으로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면서 구단주가 바뀌게 된 것이다. 【뉴욕지사=원종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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