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여름철 더 심해지는 아토피성 피부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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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름철에 더 심해지는 아토피성 피부염. 갑작스레 날씨가 더워졌다고 수영장에라도 다녀온 날이면 아이는 밤새 잠을 설치며 몸을 긁어대기 마련이다. 가렵다고 긁다 보면 염증이 생기고, 염증은 다시 심한 가려움증을 불러온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괴롭기 짝이 없다. 아이들이 몸을 긁지 않도록 주의를 돌리게 하면서도 피부에 자극을 덜 주는 방법을 알아본다.

#수영장이나 대중목욕탕? 샤워기, 계곡 물놀이로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들은 심한 야외 운동을 삼가야 한다. 땀이 많이 났다 마르면서 가려움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놀이는 심한 가려움증으로 인해 생기는 아이의 불만이나 긴장감, 공격적 성향을 해소할 수 있어 좋은 방법. 그러나 수영장이나 대중목욕탕처럼 사람들이 많은 곳은 피한다. 수영장 물에 푸는 소독제의 염소성분도 피부에 자극이 된다. 물 속에 오래 머무르면 피부가 짓무르기 쉬우므로 집에서 샤워기로 10~15분 가벼운 물장난을 치게 해주는 게 좋다.

굳이 야외로 나가고 싶다면 야외수영장보다 계곡이 낫다. 고여있는 물보다는 흐르는 물이 좋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한 번에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틈틈이 그늘에서 쉬어준다. 야외에 나가기 20분쯤 전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것을 잊지 말 것. 물에 쉽게 씻겨나가므로 3~4시간마다 덧발라준다. 물놀이를 하고 나서는 곧바로 깨끗한 물(가능하다면 생수로)로 몸을 닦고 그늘에서 말려준다. 물기가 채 마르기 전에 보습제나 보습연고를 발라 물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놀이터보다 마른 모래 깐 베란다 어때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가 놀이터 모래놀이다. 깨끗한 모래로 찜질을 하면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동네 놀이터에 깔린 모래는 거의 갈아주지 않기 때문에 각종 세균이나 오염물질에 노출돼 있기 쉽다. 이런 곳에서 놀 때는 면장갑을 끼거나 놀고 난 뒤 세심하게 씻어야 한다. 안전한 모래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집 베란다를 활용하자. 베란다에 돗자리나 상자를 깐 뒤 깨끗한 천연모래를 부어 모래 만지기, 모래로 모형물이나 길 만들기 등을 해본다. 모래를 구하기 번거롭다면 밀가루 반죽이나 톱밥을 이용해도 좋다.

#오래된 플라스틱 장난감 찜찜하다면 쿠킹놀이로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아이들은 장난감 고를 때도 신중해야 한다. 플라스틱 장난감은 오래되면 환경호르몬이 배출될 우려가 있으므로 구입한 지 오래됐다 싶으면 처분해야 한다. 우유팩.페트병 등 재활용품을 이용해서 장난감을 만들어주는 경우도 여러 차례 깨끗이 세척해서 쓰고, 몇 번 쓴 뒤에는 버려야 한다.

이럴 때는 음식 재료를 사용하는 쿠킹놀이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형형색색 파스타, 각종 야채, 밀가루 등을 활용해 소꿉놀이를 하는 것. 일반 식기와 수저를 사용하고 설거지 후 식기건조기로 말리면 위생상 더욱 좋다. 인형놀이 중에는 면으로 된 손가락 인형을 권한다. 손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아이들이 긁을 손이 없어 긁지 못하고, 놀이에 몰두하게 되면 가려움을 잊어버리는 효과가 있다.

기선민 기자

◆도움말 주신 분=구본홍 아토피 연구소장, 류지호 아름다운나라 피부과(명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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