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진화하는 전방감지 장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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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레이더로 앞차를 쫓아가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사고가 나면 자동으로 사고 위치를 알려주는 E(이머전시)-콜, 차량 간 정체 및 안전 정보를 주고 받는 첨단 텔레매틱스….

앞으로 2~3년 후 신차에 달릴 첨단 기술이다. 지난달 23일 독일 뒤셀도르프 ACDC 성능시험장에서 열린 컨티넨털 오토모티브 시스템스(CAS)의 신기술 발표회에 참가해 직접 체험해 봤다. CAS는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독일 둘째 부품업체이자 세계 10위권 부품업체다. 컴퓨터로 도로 상황을 판단해 제동력을 자동 조절하는 차량자세 제어장치(ESC)에 관한 한 세계 1위 업체다. 이번에 발표된 신기술은 대부분 전자장치로 자동차의 급격한 전장(電裝) 추세를 가늠할 수 있었다.

CAS코리아 이상길 마케팅부장은 "신기술 개발 추세는 사고를 방지하는 안전과 관련된 것(프리 세이프)"이라며 " 전자회로(ECU)와 각종 센서,통신 기능을 포함한 텔레매틱스가 핵심 기술 요소"라고 말했다.

시승을 겸한 이날 행사에서는 현대자동차가 내년 시판할 대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프로젝트명 BH)에 달릴 ACC를 체험해보는 행사도 마련됐다. ACC를 장착한 BMW 5시리즈를 타고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에 달린 레이더를 작동하자 앞차와 일정하게 거리를 두고 쫓아간다. 앞차가 시속 180㎞까지 속도를 높이자 자동으로 엑셀을 조작해 똑같이 속도를 높인다. 차간거리가 좁혀지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조작, 속도를 줄인다. 이번에는 운전자가 졸음운전 할 경우를 가정했다. 추돌 위험이 발생했는데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자 안전벨트를 흔들어 위험을 알린다. 그래도 계속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컴퓨터가 브레이크를 조작해 충돌 충격을 완화한다. 이 기술은 벤츠가 1999년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것으로 현재 BMW.도요타.혼다 등이 비슷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CAS 로버트 함머슈미트 전장부문 이사는 "ACC는 앞으로 고급차의 기본 사양이 될 만큼 사고를 현격히 줄여줄 첨단 안전장치"라며 "폭우나 폭설 때도 오작동을 하지 않는 첨단 레이더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차선이탈 방비장치(LDW.사진)다. 전면 백미러 위에 달린 카메라가 차선을 읽고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면 핸들을 진동시켜 운전자에게 경고를 한다. 이 역시 운전자가 한눈 팔거나 졸음 운전 때 사고 위험을 줄여주는 장치다. 차선을 이탈했을 때 경보를 울려주는 장치는 지난해 국내 차량으로는 처음으로 뉴체어맨에 장착됐다.

다음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텔레매틱스를 결합한 E-콜이다. 충돌사고 때 운전자가 의식을 잃더라도 차량에 달린 센서가 충돌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위성에 신호를 보내 사고지점을 알려준다.

칼 토마스 노이만 사장은 "E-콜이 유럽의 모든 차량에 장착되면 연간 2500명의 생명을 더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은 모두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우선 독일부터 2~3년 후 고급차에 장착될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차량에 장착된 통신 장비로 각종 정보를 서로 주고 받는 '커넥티드 모빌리티'다. 앞차가 교통혼잡으로 정체 상태에 있으면 이 정보를 주변 다른 차량에 전달해 혼잡 구간을 피해가도록 유도한다. 또 코너를 돌 때 빙판이나 장애물이 있을 경우 뒤에 쫓아오는 차량에 이 같은 정보를 전달해 사고 위험을 줄여준다.

뒤셀도르프=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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