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회담 합의도출 실패/세계 환율 불안 지속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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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워싱턴=김수길특파원】 세계 주요 통화간의 불안정한 환율에서 비롯된 국제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되게 됐다.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제47차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총회에 앞서 지난 19일 열린 선진7개국 회담(G7)이 각국의 이해상충과 의견대립으로 주요 통화간 환율을 안정시키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G7회담에 참석했던 일본 대장성 관계자들은 21일 한국정부 대표단과 만나 G7회담의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번 회담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전했다.
회담에서 특히 영국과 독일은 심한 의견대립을 보여 영국은 최근의 환율불안이 독일의 고금리와 긴축정책에서 비롯되었다고 비난한 반면,독일은 마르크화의 강세로 다른 국가들이 대독일 수출을 늘려 득을 보았다는 논리를 앞세워 고금리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일본 대장성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이 환율안정을 위한 또 다른 회합을 갖고 어떤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국제외환시장의 환율불안은 계속되게 됐다.
이같은 현상은 세계 경제의 회복을 더디게 할 수도 있고,국가별 교역에 불안요인이 커지게 되므로 세계 경제에의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또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21일 백악관 리셉션에서 언급한 새로운 환율제도(New Gold Standard·금을 포함한 각 상품의 가격 바스킷에 환율을 연계시키는 제도)는 아직까지는 제임스 베이커 미 대통령 비서실장 등 몇몇 미국 관리들의 구상 단계일 뿐이며 미 재무부의 한 관계자는 『실무적으로 아직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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