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보 예르비 파리 오케스트라 지휘봉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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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에스토니아 출신 미국 지휘자 파보 예르비(44.사진)가 프랑스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꼽히는 파리 오케스트라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됐다. 임기는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물러나는 2010년 8월부터 시작된다. 연간 14주 동안 28회의 연주회를 지휘하고 해외 순회공연에서도 지휘봉을 잡는다.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는 파리 오케스트라는 1828년 프랑스 최초의 심포니 오케스트라로 출범한 파리음악원 오케스트라가 전신이다. 지금까지 샤를 뮨슈, 게오르그 솔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다니엘 바렌보임 등 세계적인 거장들이 음악감독으로 거쳐갔다.

'국립'은 아니지만 프랑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재개관한 살 플레옐에서 연주하고 있으며 2012년 필아르모니 드 파리 개관과 함께 보금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파보 예르비는 세계적인 지휘자 네메 예르비(70.뉴저지 심포니 음악감독)의 장남이다. 에스토니아 탈린 태생으로 어릴 때부터 타악기와 피아노를 배웠다.

1980년 에스토니아 국립 오페라와 국립교향악단 음악감독로 있던 네메는 아내와 2남 1녀를 데리고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파보의 남동생 크리스티안(34)은 스웨덴 노를란트 오페라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 여동생 마리카(42)는 스페인에서 플루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파보는 커티스 음대 출신으로 신시내티 심포니 음악감독, 프랑크푸르트 방송 교향악단 수석 지휘자, 브레멘 캄머필하모니 예술감독, 에스토니아 국립 교향악단 예술고문으로 있다. 파리 오케스트라까지 보태면 무려 5개 교향악단의 사령탑을 맡게 되는 셈이다. 그는 러시아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 타티아나 베르만과 최근 결혼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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