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약품 "값싸고 질도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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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가까운 곳에 보건소를 두고도 굳이 개인의원을 찾는 사람들이 흔히 갖고 있는 생각은 보건소가 진료비는 싸지만 왠지 질낮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보건소가 개인의원보다 질적으로 더 좋은 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또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적절하게 다양한 약을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표본조사결과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연세대 보건대학원 조공민씨가 올가을 학기 석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한「보건소와 일반의원의 투약서비스 비교연구」란 논문에서 밝혀졌다. 조씨는 91년10월∼92년3월 서울의 3개보건소와 이곳에 인접한 일반의원을 찾은 외래환자중 성인감기환자와 위염 및 십이지장염 환자, 소아감기 환자등 총 3백30명을 대상으로 처방한 약의 종류와 투약일수·약값등을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1회 방문당약은 위염·십이지장염의 경우 보건소가 7천5백80원어치가 투입된데 비해 의원은 2천4백40원어치가 투입돼 보건소가 3배가량 양적·질적으로 비싼 약을 처방했다. 그러나 본인부담 진료비는 보건소가 7백80원, 의원이 2천5백40원으로 보건소를 찾은 환자는 결과적으로 의원보다 3배이상의 약을 받고도 3분의1에 해당되는 약값만을 지불한 셈이 된다. 이는 다른 질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보건소가 의원보다 질높은 약을 처방한다는 점은 하루평균 약값에서도 나타났는데 위염과 십이지장염의 경우 보건소가 2.5배 높은 것을 비롯, 다른 질환도 약 1백원가량 높은 약값이 소요됐다.
약의 종류도 성인감기의 경우 보건소 5.15종, 의원4 .52종과 같이 보건소가 조금씩 더 많아 다양한 약을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약일수도 보건소가 각 질환 모두 1회평균 3∼5일을 처방한데 비해 의원은 위염 및 십이지장염의 경우 평균4일을 제외하고는 1∼2일 정도씩만을 처방해 재진료수입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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