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러폴리턴 오페라 첫 데뷔 동양인|"「성악의 묘미」를 흠뻑 즐길 무대 만들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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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어언 10년만에 다시 만나는 고국의 청중들에게「성악의 묘미」를 흠씬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지난84년 미국 뉴욕의 메트러폴리턴 오페라 데뷔 이후 처음으로 국내공연(21일 오후7시30분·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갖는 소프라노 홍혜경씨(35).
전세졔 성악가들에게「꿈의 무대」로 통하는 메트러폴리턴 오페라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플라시도 도밍고 등 세계정상의 테너들과 나란히 주역을 맡을 정도의 슈퍼스타로 자리잡았으면서도 고국에서 갖게된 공연은 각별한 의미 때문에 한층 마음이 쓰인다고 밝힌다.
『제가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메트러폴리턴에 데뷔할 당시만해도 까만머리, 흑갈색 눈의 프리마돈나란 상상도 못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조수미·신영옥씨 등 한국출신 소프라노들이 잇따라 메트러폴리턴 무대에서 각광받는 걸 볼 때 마다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사실 한국 성악가들 중에는 워낙 좋은 소리를 타고났기 때문에 테그닉만 제대로 익히면 활짝 꽃필 수 있는 경우가 많아요.』
외국에서 한국산 라면이나 자동차만 봐도 반가운데 하물며 한국출신 음악인들이 외국인 청중들의 박수갈채에 휩싸이는 현장에 있으면 얼마나 기쁘겠느냐며 활짝웃는다.
그는 메트러폴리턴 지휘자 제임스 레바인을 『성악가의 특성과 호흡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며 첫번째로 꼽는다. 레바인은 85년 홍씨를 푸치니 오페라 이다보엠느의 미미역으로 발탁해 세계 정상의 소프라노로 부각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장본인. 그후『라인의 황금』『아이다』 등의 음반을 낼때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예원여중 재학중 미국 유학길에 올라 줄리어드 음악원을 졸업한 이래 메트러폴리턴 외에도 시카고·워싱턴·캐나다 오페라단 등의 무대를 누벼온 그는 국내 오페라공연에도 출연하고 싶지만 앞으로 4∼5년치 공연일정이 거의 잡혀있는 데다 독창회에 비해 오페라공연은 오랜 시간이 필요해 아직은 엄주가 안난다고.
중앙일보사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공연에서 그는 부천 필하모닉 오키스트라(지휘 임헌정)의 협연으로 모차르트『피가로의 결혼』중「사랑의 기쁨이여 오라」, 윤용하의 『보리밭』등 오페라 아리아 및 한국가곡 등을 부른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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