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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영세민 30가구에 '내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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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작은교회연합사회봉사단(대표 최온유.경기도 고양 복된교회 목사.49)이 태풍 '매미'로 졸지에 삶의 보금자리를 잃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지역 이재민과 영세민을 위해 조성한 무지개마을 입주식이 22일 열렸다. 지난 10월 21일 대들보를 올린 지 2개월 만에 7억원을 들여 준공한 무지개마을은 도계리 425 일대 1천2백여평의 부지에 방 2개와 거실 겸 주방 등을 갖춘 15평짜리 조립식 철제 주택 30채로 이뤄졌다.

작은교회연합사회봉사단은 신도가 50명도 안되는 영세 교회를 운영하는 전국의 목사 1백여명이 매미 강타 직후인 지난 9월 결성한 모임. 단원들은 교회와 읍사무소.이웃집 등을 전전해온 이재민들이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기름 보일러와 장롱을 설치해준 것은 물론, 80㎏들이 쌀 1가마를 전달해주고 문패를 달아주는 등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양쪽 다리에 인공 관절을 한 4급 장애자로 매미 때 집이 전파되는 피해를 입었던 이상민(42)씨는 "무엇보다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딸이 버젓한 공부방을 갖게 돼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사회봉사단이 짧은 기간에 이처럼 큰 일(?)을 해낸 것은 단원들이 사재를 내놓는 희생과 참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표인 崔 목사가 1억7천여만원 상당의 집을 팔아 월세로 옮기고 승용차를 팔아 마련한 9천만원을 내놓는 등 14명이 대출하거나 집을 처분해 비용을 보탰다. 또 30개 회원 교회가 1천5백만원씩 헌금하고, 전국 2천여개 영세 교회가 1만~5만원씩 십시일반 거들었다. 입주자는 매미로 집이 전파되거나 반파된 이재민과 태풍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힘겹고 소외된 삶을 살고 있는 소년.소녀 가장, 모자 (母子) 가정, 홀로사는 노인 중 경제력이 없어 도저히 집을 마련할 수 없는 30가구(이재민 20가구.영세민 10가구)를 선정했다.

봉사단은 가구마다 교회를 맺어줘 관리비를 지원해 주고 명절 때 위문하는 등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입주한 뒤 주택을 사고파는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계약서에 평생 입주를 보장하되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상징적으로 5천원의 평생 임대료를 내도록 했다.

삼척=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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