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태백산맥 일역출간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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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조정래씨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전10권)이 일본어로 번역돼 출간된다. 조씨는 7일 일본 3대 출판사로 꼽히는 집영사 관계자들과 서울롯데호텔에서 일본어번역에 대한 협의를 갖고 94년부터 5년 이내에 전10권을 순차적으로 완역, 출간하기로 합의했다.
계약조건은 선금으로 3백12만5천 엔을 작가가 미리 받고 인세는 책 정가의 6∼8%.
초판(3천∼5천 권)은 6%, 3판 이상 찍으면 8%이며 번역자도 작가와 동일한 비율로 인세를 받기 때문에 총 인세비율은 일본 통상인세 10∼15%보다 높다.
『태백산맥』일어번역에는 한국문학전공의 일본 법정대교수 산촌주 등 5명이 참여하며 감수는 재일 교포인 조도전대 강사 윤학준씨가 맡는다. 원작 속 전라도 사투리의 멋을 살리기 위해 작가가 사투리의 정확한 의도와 뜻을 풀어주기로 했고 번역에는 일본어 표준사투리를 사용키로 했다.
윤씨는『김지하씨 사건이 터지면 김씨의 작품이 급히 번역돼 출간되고, 황석영씨 사건이 터지면 황씨의 작품이 읽히는 등 일본에는 한국문학이「정치성사건」위주로 연쇄적으로 들어왔다』며『엉성한 번역, 소개를 막기 위해 번역스태프를 구성해 완역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작가 조씨는『주제의식이 희박한 일본문단에 왜 한국문학은 치열하게 한 주제, 특히 일본도 결코 무관하지 않은 분단·통일문제에 매달리는지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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