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버지 이름으로 번역가 발굴" '유영 번역상' 만든 아들 혁수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평생을 영문학 번역에 바친 아버님의 뜻을 받들어 이 상을 5~10년 내에 국내 최고 권위의 상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2002년 작고한 유영 연세대 명예교수(사진)의 이름을 딴 '유영 번역상'이 제정됐다. 연희전문학교 문과 출신으로 윤동주 시인과 동기이기도 한 고인은 호머의 '일리아드.오딧세이', 밀튼의 '실락원', 단테의 '신곡' 등 4대 서양 서사시 등 50여 편의 영시와 영문 작품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한 주인공이다. 고인은 시집 '일월(日月)'(1970년)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한 시인이기도 했다.

48년부터 56년까지는 고등학교 교사로 교편을 잡았고, 56년부터 83년까지는 연세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의 차남인 유혁수 요코하마국립대 교수(54.국제법)는 29일 "생전에 선친은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다'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입버릇처럼 하셨다"며 "이같은 뜻을 기리고 젊은 번역가를 양성하기 위해 이 상을 제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영 번역상'은 전문 번역가가 아닌 신진, 중견 번역가를 양성한다는 취지에 따라 그동안 20권 이하의 번역물을 출판한 번역가를 대상으로 다음달 1일부터 25일까지 응모를 받고, 대상에는 1000만 원의 상금을 주기로 했다.(연락처 02-363-4180)유 교수는 지난해에는 고인이 남긴 유산 중 22억 원을 출연금으로 '유영학술재단'을 설립해 청소년 대상 장학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