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촬영때 검은 마스크 쓰고 걷다 경찰조사 받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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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여왕'전도연은 '아름다운 중독-걷기'에 홀린 사람(walkholic)이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다리는 참 예쁘다. 건강미가 있고 섹시하다. 그녀는 10대부터 30대에 이르는 역할을 매우 자연스럽게 소화해낸다.

그녀에게 우아하고 건강한 각선미를 선물한 것은 운동,그 가운데서도 특히 '아름다운 중독-걷기'이다.

그녀의 걷기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새벽길을 열심히 걷다 간첩이나 수상한 사람으로 오인받은 적도 있다.

이번 칸영화제에서 그녀에게 여우주연상을 받게 한 영화 '밀양'을 촬영하는 동안에도 걷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얼마 전, 그녀는 미니홈피(현재는 잠수 중)에 '오해&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사진과 함께 올린 적이 있다. 그녀는 날씨가 쌀쌀한 새벽에 롱파카,검은 마크스 차림으로 걷기에 나섰다가 경찰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밀양 아이들은 그녀를 '검은 큰 괴물'이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2004년 제주도에서 영화'인어공주'촬영할 때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녀는 우도에서 촬영이 없는 시간에 걷다가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았다. 츄리닝 차림에 야구모자와 마스크를 쓰고,선글라스를 낀 채 동네를 어슬렁거리자, 마을 사람이 신고했던 것이다. 당시 그녀는 경찰이 불렀는데도 묵묵부답이었다. MP3로 음악을 들으며 걷기에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시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인 전도연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철저한 변장이라 하지만 단지 추위를 지나치게 싫어하는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기를 병적으로 좋아하는 운동광일뿐이다. 운동을 하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 부지런한 나의 병적인 면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걷기에 중독된 그녀-참 아름답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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