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작품집『사랑의 노래, 소네트』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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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순수 아마추어 시인들의 삶과 사랑을 모은 시집이 출간됐다. 쥬리아 화장품은 최근『사랑의 노래, 소네트』를 펴냈다(금비문화간). 한국시인협회후원아래『현대시학』『여성중앙』 『영레이디』, 그리고 쥬리아 화장품이 지난1년간 공동 주최한「사랑의 시, 소네트」에 응모된 작품 중 입상작 72편을 실은 이 시집에는 아마추어 시인들의 최소한의 시적 기교와 서툴지만 싱싱한 언어들이 차라리 빛난다.
『그대가 썰물이 되어 지나간 자리마다/비단조개, 꽃 조개, 젖은 몸으로 드러난/나는 갯벌이어야 했다/그리움으로 구멍 숭숭 뚫린 갯벌이어야 했다』
요즘 사랑 시는 너무 즉물적·성적으로 달려가 버리거나 아니면 애끓는 심적 체험은 고갈된 상태에서 관념적으로만 매달리다보니 펄펄뛰는 언어는 건져 올리지 못하고 되풀이 타령조로만 흐르고 있다는 지적을 듣는다.
그러나 김혜정씨의 위시에서 사랑이 썰물 되어 빠져나간 갯벌같이 상한 가슴속에서도 건져 올린「비단조개·꽃 조개. 젖은 몸」은 싱싱한 사랑, 그리고 그리움의 언어다.
응모된 시들을 가려 뽑은 시인 정진규씨는『산뜻했다, 싱싱했다, 향기로웠다』라는 감탄으로 아마추어 시들을 평했다. 삶과 사랑을 진솔하게 읊고 반성할 수 있는 순수아마추어 시인들이 많다는데서 도덕적·상업적으로 썩어 가는 우리 문단, 나아가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자정력을 갖고 있음을 이 시집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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