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 내년엔 "불황탈출"|『월간미술』 앙케트 조사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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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2년 가까이 극심한 불황을 겪어온 화랑가가 내년쯤에는 경기를 회복할 전망이다.
또 이 같은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구매층이 형성되고 30∼40대 작가들이 주요 거래 작가로 떠오르는 등 미술시장이 바람직한 구조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미술전문지 『월간미술』이 최근 하랑대표·미술평론가 등 미술관계자 25명을 상대로 한 앙케트조사 결과 나왔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이상이 미술시장경기가 내년봄이나 가을에는 되살아날 것으로 보았다. 이들 가운데 절반이상은 올 가을과 내년 봄 사이를 회복시점으로 보는 등 밝은 기대를 보였다.
응답자의 나머지도 적어도 94년에는 회복되리라고 내다봤다.
내년 안에 회복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올해 말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내년부터는 사회적 안정과 경제회복이 이뤄질 것이고 ▲사설미술관의 개설, 미술품양도소득세 문제 등 미술시장 외적 요건들의 가닥이 잡혀 그동안 관망하던 컬렉터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며 ▲오랜 불황을 겪은 화랑들이 적극적인 타개책을 강화할 것이란 점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상당수는 이 같은 이유들이 미술시장에 파급효과를 끼치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보았다.
응답자들은 불황타개를 위해 미술계가 시급히 해야할 일에 대해 ▲기업·단체 등의 미술품매입 적극 유도 ▲미술시장을 위축시키는 미술품 양도소득세실시 저지 ▲호부가격제 등 미술품 거래관행 개선 등의 순으로 지적했다.
이 같은 회복전망 외에도 미술시장에 여러 밝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오랜 불황 때문에 미술품값이 전반적으로 20% 이상 내린 점을 꼽을 수 있다. 여러시장 조사에서 작가와 화랑은 여전히 종전의 가격을 호가하고 있으나 실제 거래에서는 상당히 낯은 값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주요 거래미술품도 종전의 원로·중진작가에서 벗어나 값이 비교적 싼 30∼40대작가들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따라「큰손」들이 주춤해있는 반면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컬렉터들이 증가하고 있어 미술품 컬렉터의 저변 확대라는 바람직한 현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8월20∼30일 열렸던 화랑미술제에도 30∼40대 작가들의 중·저가작품이 주로 출품됐으며 일부 작가의 작품은 매진되는 사례를 빚기도 했다.
미술관계자들은 이처럼 미술경기가 곧 회복될 것이고 미술품값이 바닥세를 돌고 있으며 수준 높고 값싼 30∼40대 작가들이 대거 발굴되고 있다는 점등을 들어 『요즘이 미술품 구입에 좋은 기회』라고 충고하고 있다.
각 화랑들이 추천하는「작품성 높고 비교적 값싼 작가」들과 작품 값은 별표와 같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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