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歷試> 덕에 대학도 국사에 관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역시(歷試.한국사능력검정시험)가 한국사 대중화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어요. 1급~6급까지의 등급따라 다소 차이가 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역시는 '국사의 운전면허'를 지향합니다."

제2회 역시를 마친 국사편찬위원회 유영렬(66.사진)위원장의 말이다. 역시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한국사 대중화 프로그램이다. 제2회 역시는 27일 전국 68개 고사장에서 실시됐다. 2만7738명이 응시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1회 역시때보다 1만2000여명이 늘었다.(본지 28일자 10면)

"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최근 주요 사립대들이 수능에서 국사 과목을 필수로 지정한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이러한 전향적인 결정이 나오는데 역시가 기여한 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 시작입니다. 그같은 높아진 관심은 또 역시에 대한 호응으로 되돌아올 것입니다."

유 위원장은 "시험 보기 전에 국사책을 한번이라도 더 보고 국사에 관해 생각을 해보며, 또 시험장에서 문제를 풀면서 국사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고, 역사의식을 높여가는 과정 그 자체가 역시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말했다.

역시의 합격권은 1.2.3.4급은 70점 이상, 5.6급은 60점 이상이다. 유 위원장은 합격률을 더 높일 생각이라고 했다.

"합격률을 응시자의 70% 이상으로 높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공부하면 합격한다는 생각이 들어야 국사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 아닌가요. 역시는 한국사에 관해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중요한 문제를 재미있게 제시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문제를 어떻게든 꼬아서 누군가를 떨어뜨리는 데 주안점을 두었던 과거의 각종 국사 시험과는 달리, 흥미를 유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의식을 길러주는 새로운 차원의 문제를 개발하겠다는 설명이다.

유 위원장은 역시의 궁극적인 방향에 대해 "궁극적으로 편협한 민족주의를 벗어나, 한국사를 중심으로 동양사.서양사를 모두 포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시사적인 문제도 중시할 뜻을 밝혔다. 실제로 2회 역시엔 한.일 역사문제, 중국의 한국고대사 왜곡 등에 대한 역사의식을 묻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유 위원장은 제3회 역시에는 4만~5만명의 응시자가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시험문제의 형식과 내용을 계속 혁신해 좋은 문제를 개발하는 것이 역시가 더 깊이 뿌리내릴 수 있는 길"이라며 "국민들이 역시를 통해 국사를 대하고 공부하고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영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