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고전의 옷』벗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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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고전발레 작품위주로 공연해온 국립발레단이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발레단 예술감독 보리스 예프만의 객원안무로 현대창작발레 두편을 선보인다.
창단 30주년과 춤의 해를 기념해 국립발레단이 9월22∼27일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릴 작품은 모차르트의 진혼곡『레퀴엠』과 롯시니의 오페라『세빌리아의 이발사』를 토대로한 예프만의 최신 안무작들.
보마르셰 원작의 희가극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브라보 피가로』로 제목을 바꾸어 코리안 심퍼니오키스트라의 생음악 반주로 공연된다. 군무중심의『궤퀴엠』은 비교적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로 녹음음악을 사용한다.
국립발레단원들은 지난8월초부터 매우 생소한 두 작품을 한 무대에 올리기 위해 매일 밤10시까지 맹연습하며 공연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평소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연습해 온 국립발레단원들이 갑작스레 늘어난 연습량을 견디지 못해 부상하거나 몸살을 앓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예프만은『완전치 새로운 두 작품을 2개월도 안되는 기간에 준비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며 맹연습에 따른 공연성공을 낙관하지만 과연 국립발레단이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기적」을 보여줄는지는 미지수다. 예프만은 국립발레단의 문제점에 대한 언급을 애써 자제하면서 『국립발레학교가 생긴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는 말로 조기 발레교육이 불가능한데 따른 기본훈련·체격·음악적 감수성등의 미비점을 간접 시사하기도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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