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가치관 교육|실제 연극 통해 깨우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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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가 할 얘기는 세종대왕이야기입니다.…우리는 이 연극을 통해 세종대왕이 어떻게 왕이 되었고, 왜 한글을 창제하게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지난 22일 서울대현동 청파 소극장. 1백여 객석이 꽉 들어찬 가운데 해설자가 나와 연극의 개요를 설명하면서 하유상 작, 권재우 연출의 청소년 역사연극『세종대왕』은 시작됐다.
무대장치는 몇 개의 상자로 대신했고, 배우들의 의상은 흰색 반바지와 감색 티셔츠로 통일했다. 배우들이 맡은 배역은 금색머리띠는 왕족, 푸른색은 선비, 흰색은 평민 등 머리띠의 색깔로 구분됐다.
연출가 권재우씨는『이와 같이 무대를 양식화한 것은 청소년연극이 형식과 잡다한 준비에 얽매이면 놀이로서의 기능을 잃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날 무대를 꾸민 25명의 배우들은 모두 고등학교 1∼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들. 이들은 한국청소년연구원(원장 이윤구)이 지난 7월22일부터 8월23일까지 한달 간 개설했던「청소년 여름 연극학교」에서 하유상(희곡작가)·김흥우(동국대 연극영화과교수)·홍유신(연출가) 씨 등 국내의 기라성 같은 연극인 10여명의 지도를 받았던 수료생들이다.
청소년 여름 연극학교는 한국 청소년연구원이 연극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연극의 이론, 준비절차, 실제 연기의 기본 등을 가르칠 수 있는 교본을 만들기 위해 이번 여름방학동안 시범적으로 운영한 것. 22,23일 이틀동안 네 차례 계속된 이번 공연은 연극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실전에 적용해보는 실험적인 무대였다.
『청소년들의 가치관교육을 위해서는 단지 훈육을 통해 하던 과거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연극·독서·예술 등 실천적인 활동에 직접 참여해 스스로 느끼고 깨우치는 과정에서 참다운 가치관의 형성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 연극학교를 기획했던 이용교씨(한국청소년연구원 연구원)는 이제 말로만 가치관교육을 외칠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문화를 향수 하는 방법을 통해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번 역사 연극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여름학교의 이론, 실기내용과 수업과정, 연극공연은 모두 책과 비디오테이프에 수록돼 전국의 청소년단체 및 일선학교에서 연극교육 교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배포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한국 청소년 연구원은 청소년의 문화향수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독서, 예술감상, 바다·들·산등에서의 자연 체험활동, 문화탐방 방법, 농촌 봉사활동 방법, 명절쇠기 등을 올해 안에 개발해 교재로 만들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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