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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버금가는 쾌거” 환호/「우리별1호」 첫 교신 성공하던 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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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교신율 10% 가슴졸인 4백20분/“첨단집약된 위성제작기술 확보”
○첫 교신성공 드문 일
○…11일 오후 7시35분쯤 우리나라의 첫 인공위성 「우리별1호」가 대전 대덕연구단지내 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 지구국과 첫 교신에 성공하자 긴장된 모습으로 교신상태를 점검하던 연구원 15명은 일제히 환성과 함께 박수를 치며 기뻐하는 모습.
현장을 지켜보던 유평일교수(47)는 『인공위성이 첫 교신에서 성공하는 일은 하느님의 도움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라며 『특히 이번 교신때 우리별1호의 고도가 낮아 성공률이 10%밖에 안되는 상태에서 교신에 성공한 것은 정말 천재일우라고 볼 수 있다』며 흥분된 목소리.
○연구원 대부분 20대
○…이날 지구국내에서 교신을 성공적으로 이끈 연구원들은 대부분 20대로 젊은 학생연구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과학한국」의 앞날이 매우 밝음을 입증.
이들 학생 연구원들은 「우리별1호」라고 쓰인 오렌지색 T셔츠를 입고 있어 이번 인공위성 제작과 발사·제어 등에 쏟고 있는 열정을 보여줬다.
특히 박성동연구원은 지구국 사무실앞에 「마침내 기다리던 그날은 왔고 예정대로 문제없이 로킷의 발사와 우리별1호의 분리가 성공했다. 오늘은 나에게 있어 어떤 날인가,앞으로 남은 약 7시간동안 움직일 시계바늘은 나와 우리 동료들의 가슴을 죌 것이다」는 기원이 담긴 내용의 유인물을 붙여놓아 연구원들의 심정을 대변.
○문 봉쇄한채 첫 교신
○…교신 장소인 지구국에는 천성순과학기술원장이 교신모습을 지켜본뒤 첫 교신이 성공하자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보도진에게 『우리의 젊은 학생들이 인공위성을 발사,무사히 궤도에 진입시킨데 이어 교신에 성공한 것은 올림픽 금메달에 버금하는 쾌거』라며 기쁨을 표현.
○우리말 방송 등 수행
○…앞으로 「우리별1호」와 교신을 계속 하게 될 대전 대덕연구단지내 과학기술원 인공위성 연구센터 관제국은 11일 오전 우리별1호의 궤도진입을 지켜보는 연구원 및 관계자들로 긴장된 모습.
우리별1호 개발팀장 박찬왕연구원(33)은 『우리별1호는 과학실험용 소형 아마추어 위성으로 앞으로 지구표면 촬영 및 남극의 세종기지와 한국의 이곳 기지국간 정보송수신,우주궤도상의 방사능 종류와 세기 측정,지상과 위성간의 우리말 방송실험 등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위성의 작동상태나 원격검침과정을 음성신호로 바꿔 지상으로 내려 보낼 수도 있는데 이런 실험은 초·중·고교생들에게 유익한 교육자료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위성에서 측정한 우주의 온도 등 각종 정보를 음성신호로 바꿔 내려보내면 지상의 FM수신기를 통한 청취가 가능해 학생들이 우주환경에 실감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
박 연구원은 『우리별1호가 성공적으로 우주궤도에 진입함으로써 전기·전자재료와 항공물리학 등 각종 첨단과학이 집적된 인공위성 제작 및 운용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대전=연합>
○“로킷분리”에 탄성
○…「우리별1호」가 발사되던 날 쿠루우주기지의 주피터동은 온통 한국을 축하하는 분위기에 휩싸였다.
세계 10여개국에서 모인 3백여명의 과학자들과 통제요원들은 이리안로킷이 발사되고 미국과 프랑스의 합작품 토팩스 포세이돈 위성이 궤도에 진입할때까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킷셋(우리별1호의 영어명칭)이 로킷에서 분리됐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일제히 환성을 지르며 박수를 쳐 한국 최초 인공위성의 성공적인 발사를 축하해주었다.
이 순간 현장에 있던 김진현과기처장관과 최순달인공위성연구센터소장도 두손을 높이 들고 환호했다.
○한국 고교생도 참관
○…7명으로 구성된 한국의 공식 참관단원 가운데는 고등학생도 한명 들어있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독일 본에서 열린 제4회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좋은 성적을 낸바 있는 김범준군(17·서울과학고 2년)이 공식 참관단의 일행으로 이곳에 온 것.<쿠루(남미기아나=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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