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르 식물기』 파브르지음·정석형옮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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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곤충기』로 유명한 파브르가 식물의 세계를 자세히 관찰한것을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재미있게 풀어쓴 식물기다. 파브르는 머리말에서 『우리집의 보물인 장난꾸러기들에게 까다로운 과학을 조금씩 무리없이 가르쳐주려고 이책을 썼다』고 밝혔다.
눈(아)·줄기·껍질·뿌리·잎·세포등 식물의 기본기관과 구조는 물론 나무의 나이. 식용식물의 내력, 식물의 변태, 식물의 영양등 29장에 걸쳐 그림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식물도 잠을 자는가, 식물은 어떻게 옷을 입나, 식물의 뿌리는 왜 땅을 향하고 줄기는 왜 하늘을 향하나, 식물은 2세를 양육하고 교육시키기 위해 어떤 희생을 치르나. 나무의 잎은 어떤 법칙에따라 배열되나, 나무는 도대체 몇살까지 사나 등등 평소 식물에 대해 가질수 있는 의문들을 인간의 삶·사회생활과 연결시켜 재미있게 밝혀준다.
인간의 위선, 과시욕, 나쁜 습성이나 품성등을 식물의 삶에 빗대어 꼬집는등 인간의 삶을통해 식물을 바라보는 동시에 식물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특징 때문에 이 책은 쉽고도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파브르는 『곤충기』외에도 물리학·화학·지질학등 여러 분야의 과학에 대한 재미있는 글을 많이 남겼는데 이 『식물기』는 『곤충기』와 쌍벽을 이루는 역작이다.
「살아있는 자연을 살아있는 이야기」로 써보고 싶어한 그의오랜 소망의 결실인 셈인데 만년에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미완성인채 세상을 떴다.
『곤충기』에서도 그렇지만 『식물기』에서도 자연을 바라보는 파브르의 시선은 사랑과 경이, 그리고 형제애로 가득 차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마치 식물과 대화하고 있는 느낌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식물학자 파브르와 함께 철학자 파브르를 만나게 된다. 어른들이 읽어도 쉽고 재미있게 식물의 세계를 이해할수 있다. 서울대농대 이창복교수가 감수를 맡았다.<두레간·4백28쪽·6천3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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