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피서인파 500만/찜통 더위로 바다·계곡마다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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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윤화·물놀이 익사·실종 60명/중앙선 침범 충돌로 두가족 4명 사망도
장마가 완전히 끝난 뒤의 첫 휴일인 2일 전북 남원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4.6도까지 올라가는 등 대부분의 지방이 3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를 보인 가운데 전국의 산과 바다에는 올들어 최고 피서인파인 5백여만명이 몰리면서 이날 하룻동안 피서객 50여명이 물에 빠져 숨지거나 실종되고 피서를 다녀오고 가던 일가족 등 10여명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등 사고로 얼룩졌다.
또 전국 피서지로 향하는 경부·영동고속도로 등과 국도들도 한꺼번에 몰린 피서차량들로 교통체증을 빚어 주차장을 방불게 했으며 피서지마다 올해도 예외없이 자릿세요구 등 바가지 상혼이 판을 쳤다.
◇익사·교통사고=2일 오전 11시30분쯤 경북 칠곡군 기산면 노석리앞 낙동강에서 회사직원들과 피서를 갔던 경익수씨(42·경북 칠곡군 기산면 행정리)가 물에 빠진 아들 국현군(11·국교 3년)과 동료 직원의 딸 유수경양(10·국교 2년)을 구하려다 국현군을 먼저 구조한뒤 수경양과 함께 물에 빠져 숨지는 등 50여명이 익사하거나 실종됐다.
이에 앞서 주말인 1일에도 20여명이 물놀이사고로 익사하거나 실종되기도 했다.
또 2일 오전 5시40분쯤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유천리 영동고속도로에서 가족들과 피서를 마치고 서울 집으로 돌아가던 전명환씨(30·서울 명일동)의 르망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달리다 강릉으로 피서를 가던 프라이드 승용차(운전사 박종선·40·인천시 석남1동)와 정면충돌해 전씨의 딸 성화양(5),박씨와 아들 정민군(4) 등 두가족 4명이 숨지고 전씨의 부인 박성희씨(28) 등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1일 오후 4시쯤 전남 승주군 승주읍 신성리 호남고속도로에서 승용차에 가족들을 태우고 승주 송광사로 피서가던 이선우씨(30·서울 대림3동)가 운전부주의로 길가 가로수를 들이받는 바람에 부인 강혜진씨(25)와 아들 상훈군(1) 등 2명이 숨지고 이씨가 중상을 입는 등 변을 당하기도 했다.
◇짜증피서=경부·영동고속도로 등에는 1일 아침부터 2일 오전까지 피서차량이 몰려 일부 구간은 아예 주차장으로 변했으며,특히 1일 하루 전국 고속도로 통행차량은 1백8만4천여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동고속도로의 경우 1일 오후 7시40분 서울을 떠난 고속버스가 2일 오전 5시30분쯤에야 강릉에 도착,운행시간이 평소의 3배 이상이나 걸리는 등 전국의 고속도로와 국도가 몸살을 앓았다. 이처럼 피서객이 몰리자 바가지 상혼도 극에 달해 강릉 경포해수욕장 주변 민박업자들은 평소 7천5백원하던 방한칸을 최고 10만원까지 올려 받았으며,전북 부안 변산해수욕장에서는 일부 상인들이 피서객들에게 백사장에 텐트를 치도록 한뒤 불법으로 1만∼5만원씩의 자릿세를 받아내는 횡포를 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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