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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기사 식상하다고요?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0호 26면

독자 반응 조사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정치 기사는 안 본다”입니다. 왜 안 볼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정치판 자체가 성숙하지 못해 독자들이 그 행태에 식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둘째, 언론의 정치 관련 기사가 거의 비슷비슷해 일부러 찾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없을 수 있습니다.

중앙SUNDAY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기사를 씁니다. 정치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민주정치 체제에서 선거는 중요합니다. 물론 문제는 많습니다. 영국 윈스턴 처칠은 1947년 의회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인류가 시도했던 다양한 정치체제를 제외하곤 가장 나쁜 정치 형태(democracy is the worst form of government except all those other forms that have been tried from time to time)”라고 말했습니다. 의역하자면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인류가 시도해온 정치체제 가운데 가장 훌륭한 형태”라는 뜻입니다. 처칠의 표현이 뛰어난 것은 단순히 ‘민주주의가 훌륭한 제도’라는 의미 외에 ‘민주주의는 문제가 많은 제도’라는 지적과 ‘앞으로는 더 합리적인 제도가 등장할 것’이란 희망적 메시지까지 한 문장에 담았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민주주의는 불가피하게 대의 민주주의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유권자의 대표를 뽑는 선거가 중요하고, 사활이 걸린 선거에서 이기려는 정치인들의 치열한 경쟁은 저급하기 십상입니다. 그렇다고 유권자들이 정치를 혐오하고 무관심해지면 정치 발전의 가능성은 더 멀어집니다.

국민이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앙SUNDAY는 차별화된 정치 기사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와 관련해 무엇보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구두선에 그칠 수 있는 공약이나 소모적인 정쟁보다 ‘후보의 구체적인 삶과 철학’을 조명하는 데 애쓰겠습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인터뷰는 그런 취지에서 이뤄졌습니다. 어렵사리 마련된 인터뷰 내내 정치 현안보다 그 사람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물론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의 인터뷰를 시도해 기사화하겠습니다. 중앙SUNDAY는 창간 이래 이 같은 접근방식을 추구해 왔습니다. 창간호 스페셜 리포트 ‘이들이 대통령을 만든다’에서 대선 후보 각 진영의 참모들을 총정리한 것도 인물 중심이란 취지에 따른 것이었습니다(지난 내용은 홈페이지 sunday.joins.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결국은 사람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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