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욕실, 욕심 … 나만의 개성 공간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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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세수하고 용변 보는 공간으로만 욕실을 생각하는 이는 점점 줄고 있다. 화장하고 쉬는 기능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욕실을 개조하려면 우선 욕실용 도기와 타일을 파는 가게가 밀집된 상가를 둘러보며 전체적인 구상을 스스로 해 보는 게 좋다. 인건비는 비슷하지만 도기.타일 제품은 국산이냐 수입품이냐와 디자인.재질 등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다. 대개 욕실 면적을 알려주면 대강의 제품 사양을 소개하고 무료로 시공 견적을 내주므로 여러 곳을 비교해 선택하면 된다. 서울에선 을지로 3가와 논현동 건축자재 골목에 도기.타일상이 많이 몰려 있다.

◆연쇄점 100여 곳 밀집=서울 을지로 2~4가에 욕실 제품을 파는 연쇄점이 100여 곳 정도 있다. 사이사이에 조명.철물점도 눈에 띈다. 대부분 도.소매를 병행한다. 소매가는 동네 인테리어 가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많은 가게를 둘러보며 다양한 제품값을 알아볼 수 있다. 40~50평의 소규모 점포가 많아 가게당 진열 제품 수는 많지 않다.

을지로에 국산 도기.타일의 비중이 크다면 논현동엔 수입품이 많다. 가게 규모도 100평 안팎으로 을지로보다 큰 편이어서 품목과 사이즈가 다양한 편이다. 타일만 해도 가로.세로의 길이가 각 1m가 넘는 대형 제품도 많다. 국산은 가격대가 비슷한 반면 수입품은 수도꼭지 하나도 10만원대에서 1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마음에 든다고 눈을 높이다 보면 당초 예산을 훌쩍 넘기기 쉬우므로 요주의.

◆공사 형태 정하기=욕실 개조 견적은 도기.타일 제품뿐 아니라 공사 방식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기존 타일을 다 뜯어내고 새로 붙이는 데는 공사 기간만 4~5일 걸린다. 타일을 철거할 때 소음이 심해 이웃의 양해도 구해야 한다. 국산 제품을 써서 철거.개조 공사를 하면 250만~300만원 정도 든다. 철거 방식이 부담스러운 이들은 기존 타일 위에 타일용 접착제 '세라픽스'를 발라 타일을 덧붙이는 방식을 쓴다. 철거 비용은 줄어들지만 벽면이 1㎝가량 두꺼워지므로 욕실 공간은 약간 줄어든다. 두 번 이상 타일을 덧붙이면 배수구가 타일에 묻힐 수 있기 때문에 철거 방식을 택해야 한다. 타일을 덧붙이고 양변기.세면대를 설치하는 데 이틀이면 된다. 공사 비용은 자재.인건비를 합쳐 200만~250만원.

공사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 사이에선 '욕실 코팅'이 인기다. 기존 타일.욕조를 깨끗하게 씻은 뒤 타일용 페인트와 우레탄 계열의 코팅막을 입힌다. 자동차 도장과 비슷한 개념으로 코팅을 하고 나면 타일 사이에 때나 물곰팡이가 낄 염려가 없다. 타일을 완전히 다른 색깔로 바꿀 수 있어 공사를 한 티도 난다. 하지만 철 수세미로 심하게 문지르면 표면에 긁힐 자국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다. 양변기.세면대를 교체했을 때 공사 비용은 100만~140만원이다.

◆욕실 제품 고르기=욕실 분위기를 크게 좌우하는 건 타일이다. 타일 크기와 색깔은 욕실 크기에 맞춰 고른다. 예를 들어 커다란 크기의 타일은 큰 평형 욕실에선 시원시원해 보이지만 작은 평형에선 밋밋하다. "타일 색깔은 유행이 없다"고 을지로.논현동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 집주인의 개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흰색.베이지색에서 벗어나 한 면에 검은색.노란색.파란색 등 튀는 색을 배치하거나 화려한 꽃무늬로 포인트를 주는 이들이 느는 건 사실이다.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고 싶을 땐 자연석 느낌의 무광 타일도 권할 만하다.

욕조.양변기.세면대 등은 최근 중국산이 많이 들어오면서 값이 내리는 추세다. 중국산이라고 품질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업체에 따라 사후 서비스가 안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구입 전에 꼭 확인해야 한다. 샤워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욕조 대신에 샤워 부스를 설치하는 이도 많다. 부스 바깥을 더 깔끔하게 관리하는 장점이 있지만 욕실이 좁으면 답답해 보일 수 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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