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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상은 6000만원짜리" 소문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전 입선에는 300만~500만원, 특선엔 1500만~2000만원을 써야 한다. 병역특례가 주어지는 대통령상을 타려면 상금 3000만원을 반납하고 웃돈 3000만원을 더 얹어줘야 한다. "

대한민국미술대전을 놓고 미술계에서 공공연히 나도는 얘기다. 미전 심사비리 수사결과에 대해 "곪을 대로 곪은 게 터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그만큼 고질적이고 공공연한 비리였다는 얘기다. 2001년에도 미전 입상, 이사장 선거와 관련해 금품이 오간 정황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에 수사가 집중된 문인화 부문에서도 수상자 대다수가 협회 고위간부나 심사위원들의 제자.후배들로 학연.지연에 사례비까지 동원됐다. 수상작의 희소가치도 떨어진다. 지난해 제25회 미술대전서 문인화의 입선과 특선작만 해도 504점이다. 전체 6개 부문을 모두 합치면 지난해 수상작이 총 1618점에 달한다.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전시가 늘어 미술대전 자체가 공모전으로서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이라 이 기회에 없애버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민간 공모전인 미술대전에 대통령상이라는 제도를 다시 만든 것 자체가 과거 국전의 권위주의적 아이디어"라고 비판했다.

경희대 최병식 교수는 "등급을 나눠 수천 명씩 상을 주는 형식은 구태의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터너 프라이즈'의 경우 외부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로 선발된 작가들이 전시회를 열어 실력을 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욱.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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