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V-투어 2004] 고교 3인방 "코트 휘젓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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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 코트에 '겁없는' 고교생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18세 동갑내기 박철우.김요한.지정희는 내년 2월 졸업 예정인 고교 3년생. 하지만 이들은 20일 개막하는 'KT&G V-투어 2004' 남녀 일반부 및 대학부에서 각각 선배들을 위협하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박철우(현대캐피탈.라이트)=남자배구에서 고교생의 실업 직행은 드문 일이다. 대학을 거쳐야 실업에서 통한다는 배구계의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박철우는 키 2m1㎝, '고무줄 탄력'에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의 조건을 완벽 구비했다. 올해 고교대회 25경기에서 4백93점의 공격득점(서브.블로킹 제외)을 기록했다.

경기당 20점. 지난달 일본 도요타 고세이와의 평가전에서 매 경기 20점 이상에 60%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실업무대 가능성도 검증받았다. 도요타의 다다 미키오 감독은 "일본에서도 그만한 선수를 본 적이 없다"며 감탄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박철우를 후인정.강동완 등 선배들과 교대로 투입할 것"이라면서 따로 체력훈련을 시키는 등 기대를 걸고 있다.

▶김요한(인하대.레프트)=박철우에게 가려 드러나지 않았지만 올해 고교생 스카우트 전쟁의 제2장을 장식한 김요한이다. 김요한의 키는 1m98㎝. 그런데 아직도 성장판이 닫히지 않고 자라고 있다. 2m가 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장신 레프트는 드물다. 레프트는 공격력 못지 않게 수비력이 중요한데, 큰 키가 수비에는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요한은 초등학교 때 배구를 시작, 기본기까지 탄탄해 수비도 발군이다. 유스대표팀 좌.우 공격을 맡으며 좌(左) 요한, 우(右) 철우로 불린 두 사람은 이제 다른 무대에서 동반 정상정복을 노린다.

▶지정희(KT&G.센터)=여자부는 드래프트 1위인 김민지(LG정유)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해 개막 전부터 김이 빠졌다. 하지만 드래프트 2위로 KT&G에 입단한 지정희가 있다. 센터로서는 작은 편(1m80㎝)이지만 올초 태국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에서 주포 한송이(한국도로공사)를 제치고 최다 득점자가 됐다. 빠른 발과 두뇌 플레이로 다양한 속공을 구사하다 보니 상대로선 속수무책이었다. 지정희가 이끈 일신여상은 김민지의 중앙여고를 제치고 올해 여고대회 전관왕에 올랐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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