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 한산|무더위 쫓는 세모시 본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충남 서천군 한산면.
이곳의 아낙네들은 대대로 숙명처럼 모시를 짜왔다. 처녀들이 시집을 갈때 모시 한 필을 며칠만에 짤 수 있는가를 반드시 밝혀야 할 정도로 중요한 생활수단이었던 모시는 이 지방 부동의 특산물로 자리잡아 끝자리가 1일, 6일인 날에 서는 5일장엔 전국 각지에서 모시를 구하러 몰려든 상인들로 새벽녘부터 붐빈다.
서천군은 군내에 춘장대해수욕장이 있고 대천해수욕장도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다. 물이 잔잔하고 모래 고운 서해바다에서 해수욕도 즐기고 돌아가는 길에 모시 한 필을 사다 저고리를 해 입으면 에어컨 없이도 한여름을 거뜬히 날 수 있을 것이다.
모시는 바람이 잘 통하고 특유의 깔깔한 감촉으로 몸에 잘 달라붙지않아 예로부터 여름철 최고의 옷감으로 사랑받아 왔다.
그중에서도 한산 모시를 으뜸으로 치는 이유는 올이 특히 가늘고 빛깔이 곱기 때문이다.
다만 워낙 손이 많이 가는 까닭에 가격이 비싼게 흠이다.
한산 모시장은 한산면 버스터미널 옆 빈터에서 열리는데 오전 5시쯤 거래가 시작돼 1시간만에 장이 파한다.
품질등급을 놓고 생산자와 중개인간에 흥정을 벌이는 것이 구경거리긴 하지만 주로 상인들이 거래하는 곳이므로 한두 필의 적은 양을 구입하기엔 아무래도 부적당하다.
농협직판장은 모시 한 필마다 가격을 정해놓고 팔기 때문에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우편판매도 하므로 편리하다. 한산농협 (0356)(951)0182∼3.
중국산 모시의 저가공세에 밀려 가격이 작년에비해 필당 5만원 가량 내려 지금이 한산모시를 싸게 살 수 있는 적기라 할 수 있다. 최상품은 필당 50만원이 넘는 것도 있으나 생산물량이 극히 적고 중상품이 33만∼36만원, 하품이 25만원 정도 한다. 시중에서 중국산 모시를 한산 모시라고 속여 파는 경우도 있으므로 살 때 주의해야 한다.
◇소국주(소국주) = 옛날 과거를 보러 한양 가던 선비가 이 술맛에 반해 시험보는 것을 포기하고 눌러앉았다는 설이 있어 일명 「앉은뱅이 술」이라고도 한다. 순찹쌀로 1백일 동안 숙성시킨 후에야 용수(술뜨는 대바구니)를 박는데 혀 끝을 감치는 향기가 일품이다.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김영신 할머니(77)가 직접 제조, 서천역 앞 등에 직매장을 개설해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7백ml 한 병에 8천8백원. 방부제를 쓰지않아 여름에는 3일만 지나면 맛이 변하니 반드시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춘장대해수욕장 = 서천역에서 서북쪽으로 25분 정도 가면 짭짤한 바다내음이 물씬 풍기며 춘장대해수욕장이 펼쳐진다.
이곳은 경사가 1.5도로 완만하고 수면이 잔잔해 안전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숙박시설은 여관 두 곳을 비롯, 민박·방갈로 등이 있다. 성수기 숙박요금은 여관 3만원, 민박 1만∼2만원인데 한창때는 그나마 방이 없다.
◇교통편 = 서천에 가장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교통편은 철도. 장항선을 타면 통일호로 3시간30분, 새마을호로는 3시간 걸린다. 요금은 새마을 8천6백원, 무궁화 4천7백원, 통일호 3천4백원. 서울역에서 오전 7시35분부터 오후 7시35분까지 13편이 운행되며 새마을호는 오전 9시30분에 단 1회만 운행된다.
승용차로 갈 경우 길이 막히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3시간30분 가량 소요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