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없어 운동 못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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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벚꽃과 개나리가 만발하고,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진다.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 비'를 맞을 수 있는 낭만적인 길이다. CJ 직원들이 추천하는 코스는 CJ 본사에서 남산순환도로를 따라 남산도서관까지 간 뒤 분수대를 통과해 소파길을 따라 돌아 내려오는 코스. 천천히 걸을 경우 40분가량 걸린다. 올라갈 때는 살짝 오르막이라 용산도서관 지나 작은 정자와 벤치가 있는 '만남의 광장'에서 잠시 쉬어 가도 된다. 남산도서관 뒤의 공원까지만 갔다 오는 데는 30분 정도 걸린다. 공원에는 제법 큰 매점이 있어 음료수도 사 먹을 수 있다. 남산길 산책로 근처에는 김구.이시영.정약용.이황의 동상이 군데군데 흩어져 있어 역사의 숨결도 되새길 수 있다.

▶환상의 코스, 청계천

SK 직원들은 점심시간이면 서울 서린동 사옥 근처의 청계천로 산책을 즐긴다. 직원들은 코앞의 청계광장에서 출발, 청계천을 따라 종로 방향으로 모전교.광통교를 지나 광교에서 돌아오는 코스를 즐긴다. 30분쯤 걸린다. 시원한 물가에서 산란하러 올라온 물고기들의 활기찬 움직임까지 볼 수 있는 환상적인 코스다. 광교를 조금 지나서는 돌다리를 건너며 물을 만져 보거나 잠시 발을 담가 볼 수도 있다. 좀 더 멀리 가고 싶으면 아예 샌드위치나 김밥을 사서 청계3가 관수교까지 걸어갔다 오는 사람도 있다. 곳곳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SK 본사 건물에는 SK㈜.SK인천정유.SK가스 임직원 등 2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낭만의 길, 남산

봄에는 벚꽃과 개나리가 만발하고,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진다.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 비'를 맞을 수 있는 낭만적인 길이다. CJ 직원들이 추천하는 코스는 CJ 본사에서 남산순환도로를 따라 남산도서관까지 간 뒤 분수대를 통과해 소파길을 따라 돌아 내려오는 코스. 천천히 걸을 경우 40분가량 걸린다. 올라갈 때는 살짝 오르막이라 용산도서관 지나 작은 정자와 벤치가 있는 '만남의 광장'에서 잠시 쉬어 가도 된다. 남산도서관 뒤의 공원까지만 갔다 오는 데는 30분 정도 걸린다. 공원에는 제법 큰 매점이 있어 음료수도 사 먹을 수 있다. 남산길 산책로 근처에는 김구.이시영.정약용.이황의 동상이 군데군데 흩어져 있어 역사의 숨결도 되새길 수 있다.

▶맨발의 자유, 양재 시민의 숲

양재동 본사 옆 농협하나로마트를 지나 청계산으로 향하는 둑길은 흙을 밟으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 청계산을 한눈에 보며 도시의 번잡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발길을 본사에서 양재역 방향으로 돌리면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양재 시민의 숲이 있다. 4.8㎞에 달하는 산책로를 제대로 돌려면 점심시간만으론 모자란다. 시민의 숲에 있는 140m 길이의 맨발공원을 걷다 보면 지압 효과와 함께 맨발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시민의 숲까지가 멀다고 느끼는 직원들은 중간에 위치한 양재 꽃시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산책을 대신하기도 한다.

이현상·문병주·박유미 기자

▶걷기는 기본, 야외 업무회의도 한다

신한금융지주 시너지추진팀 직원들은 매주 화.목요일 아침이면 사무실이 아닌 남산에서 오전 회의를 한다. 걷기 위해서다. 오전 7시30분쯤 태평로 회사 앞에서 6명의 직원들이 모여 남산 중턱까지 걸어간다. 따로 마련하는 준비물도 없다. 와이셔츠에 신사복 바지, 그리고 정장구두가 전부다.

시너지팀이 남산 걷기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순. 활기 넘치는 팀 분위기를 만들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손기용(47) 부장이 제안했다. 처음에는 반대도 있었다. 피곤한데 아침부터 웬 운동이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손 부장은 일단 1~2주일만 재미 삼아 해보자고 부원들을 설득했다.

걷기로 아침을 시작하다보니 부서 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업무 효율성도 좋아지고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높아졌다. 특히 사무실 밖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직원들이 서로 집안 이야기 등 속내를 털어놓는 사이가 됐다.

지난 겨울엔 추위 때문에 잠시 중단했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남산 오전회의'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손 부장이 아닌 직원들이 제안을 했다. 손 부장은 "날마다 바뀌는 남산의 모습을 보면서 걷다 보면 아이디어가 번뜩인다"며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통해 서로 간에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것도 걷기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는 이선엽(37) 연구원도 알아주는 걷기 매니어다. 그는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한 시간가량 여의도 공원을 걷는다. 허리 디스크를 고치려고 1년 전 시작했는데 지금은 정신을 맑게 해주는 '자연 치유제'가 됐다.

손해용.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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