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이대호 홈런 '장군멍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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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그들에겐 홈런을 칠 이유가 있었다. 프로야구 롯데 이대호는 시즌 전 "(지난 시즌) 홈런 1위였지만, 26번 넘긴 것은 부족했다. 타율이 떨어지더라도 홈런왕다운 홈런왕이 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기 전 마지막 시즌을 맞은 두산 김동주는 "훌훌 털어내는 활약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두 선수는 팀의 4번 타자로 '내가 치면 이긴다'는 공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에서 온 최희섭에게 1루를 내줘야 하는 KIA 장성호는 팀 간판 타자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할 필요가 있었다.

그들 모두 홈런을 쳤다. 14일 두산과 롯데의 마산 경기에서는 김동주가 3점 홈런을, 이대호가 1점 홈런을 쳤다. 두 선수 모두 8호다. 수원 현대전에서 장성호는 승부를 가르는 만루 홈런(5호)을 쳤다. 그는 이날 1루가 아닌 좌익수 자리에 있었다. 최희섭은 주말에나 나올 수 있지만, 서정환 KIA 감독은 변화를 위해 미리 준비했다. 장성호는 최희섭이 보는 앞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을 뿐 아니라 2회에는 현대 정성훈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 상단까지 뛰어올라 잡는 호수비도 보여줬다.

최희섭은 경기 전 팀 훈련을 소화했다. 프리배팅에선 32개 중 8개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후반부엔 '타격감을 잡은 듯' 거의 모든 타구를 펜스 근처로 날려보냈다.

강인식 기자, 수원=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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