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김창록 산은 총재 1조원 사회책임펀드 만들기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산업은행이 1조원 규모의 사회책임금융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기존의 사회책임투자펀드(SRI)와는 다르다. SRI 펀드가 윤리적이고 모범 지배구조인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이라면 사회책임금융펀드는 우대 금리로 사회책임기업에 자금을 지원해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게 주목적이다.

김창록(사진) 산업은행 총재는 1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환경친화.고령친화.사회공헌 기업에 대해 우대금리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사회책임금융펀드를 운용한다"며 "이는 공공 역할을 늘리라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는 것일 뿐 아니라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대상 기업으로 276개 사를 선정, 이들 기업이 대출을 요구할 경우 일반 대출 자금보다 0.5~1%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시설자금은 신용에 따라 연 5.4~6.2%, 운용자금은 연 5.34~5.89% 수준이다. 여기에는 함덕기업.현대오일뱅크.남양유업.롯데칠성음료.쌍용양회.삼천리자전거 등이 포함돼 있다. 콘텐트 등 지식 관련 서비스산업은 담보 없이도 대출이 가능하다.

김 총재는 "펀드 재원은 기존의 영업자금과 구조화 산업금융채권 발행 등을 통해 1조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자금수요가 많으면 1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성된 1조원은 시설.투자자금과 운영자금으로 각각 5000억원씩 운용한다. 펀드 운용 기한은 1년이며 지원 한도는 대기업 100억원, 중소기업 50억원이다.

김 총재는 "산업은행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화두를 던진 셈"이라며 "아직은 용어도 생소하지만 곧 금융권과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테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정대상이 아닌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선정기업은 우수한 노사관계나 장애인 우대 기업, 친환경 기업들"이라며 "이런 쪽으로 기업경영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역차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교육과 치매가 국내 가정의 큰 두가지 고민"이라며 "산업은행이 이같은 가정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적인 측면에서 기여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련 사업이나 기업을 발굴하는 것과 관련, 보건복지부와 상당히 협의가 진척됐다"며 "올 연말쯤에는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