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규회장 족벌중심 경영/제일생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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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제일생명은 보수적인 경영과 친인척 중심의 경영,두가지로 집약되는 조양상선그룹의 스타일을 그대로 빼박은 회사로 통하고 있다. 우선 이 회사는 혼맥이 화려하기로 소문난 박상규회장의 핵심혼맥이 경영수뇌부를 장악하고 있다. 하영기사장은 알려진대로 박 회장과 사돈관계이고 김형국전무(40)는 전 내무·법무장관 김치열씨의 아들로 박 회장의 막내 사위다. 김종득감사는 박 회장의 처남이다.
하 사장이 전 한은총재를 지냈고 업계에서는 「총재님」으로 통할 만큼 최고원로 대접을 받고 있지만 정작 실제 경영은 김 전무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83년 31세의 젊은 나이에 이사로 영입된 김 전무는 고집스런 경영스타일로 가끔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하 사장은 전력에 걸맞게 주로 대외교섭과 금융,회계쪽을 맞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족별중심의 경영구조는 지분내용에서도 나타난다. 전체 18억원의 자본금을 박 회장과 하 사장,김치열씨가 나란히 15.67%씩 나눠가져 공동대주주로 되어 있다.
또 박 회장의 아들 재익씨가 10.19%,재우씨가 8.39%,재복씨가 6.03% 등을 갖고 있는 등 대부분 주식이 대주주와 관계인에게 집중돼 있다.
제일생명은 절대 무리를 하지 않는 회사로 정평나있다. 부동산 보유규모(1천3백억원)가 업계에서 가장 작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적은 80년대 중반 한때 6대사중 최하위까지 떨어졌으나 하 사장이 부임한 85년이후 약간 회복세를 보여 지금은 5위에 올라있다.
제일생명·천일고속·천일정기화물자동차·진주햄 등 10개 계열사를 갖추고 있는 총자산 2조6천80억원 규모의 조양상선그룹은 재계 36위(91년말 총여신기준)에 올라있다.<이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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