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장훈 뛰었다…삼성은 날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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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삼성이 17일 잠실에서 벌어진 애니콜배 2003~2004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서장훈(26득점.10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6연승을 달리던 KCC를 73-66으로 물리치고 4연패 이후 3연승을 구가했다. 실업 시절부터 이어져온 '라이벌의 고전'은 3라운드 현재 2승1패로 삼성의 우세.

공동선두를 형성했던 세팀도 1~3위로 다시 정리됐다. 이날 부천에서 전자랜드를 86-68로 대파한 TG 삼보는 단독선두를 되찾았다. 찰스 민렌드(20득점)의 변함없는 활약에도 불구하고 패한 KCC는 16승7패로 3위로 내려앉았고, 경기가 없었던 오리온스(16승6패)는 2위에 머물렀다.

이날의 주인공은 서장훈이었다. 높이와 득점력에 성실함을 더한 서장훈은 1,2쿼터에 코트를 완전히 지배했다.

3쿼터 1분10초쯤에는 삼성의 볼을 스틸한 조성원을 하프라인까지 따라가 다시 볼을 빼앗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2쿼터 종료 8초를 남기고 던진 3점슛으로 38-28, 10점차로 벌린 뒤 빠르게 골밑으로 치고들어오던 조성원의 레이업슛을 슛블록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부천 경기에서는 전자랜드가 스스로 무너졌다. TG 삼보는 그 위에 올라서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만들었다. 전반이 끝난 후 신동재 주심의 판정에 거칠게 항의한 전자랜드의 유재학 감독이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당해 신기성에게 자유투 1개를 헌상한 후 곧바로 점프슛을 내줘 24-48로 처진 3쿼터 초반에 일찌감치 결판이 났다.

농구 전문가들은 플레이오프 진출 커트라인인 6위 이내에 든 팀 가운데 '종반 탈락자'가 나온다면 전자랜드가 유력할 것으로 본다. 이날 전자랜드는 이 같은 분석에 근거를 제시하듯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2쿼터 3분쯤 20-31로 뒤진 전자랜드의 최명도가 속공 패스를 실패하자 유감독은 불같이 성을 냈다. 기싸움에서 이미 뒤진 가운데 점수차를 좁힐 기회를 놓친 전자랜드의 박탈감은 컸다. 여기서 전자랜드는 선수와 선수, 코트와 벤치 사이의 신뢰가 사라졌고 TG 삼보는 앤트완 홀(15득점).김주성(19득점)의 슛으로 우왕좌왕하는 전자랜드를 마구 두들겼다.

부산에서는 5연패에 빠졌던 모비스가 우지원(24득점)의 수훈으로 KTF를 81-65로 크게 이겼다. 모비스의 장일 감독대행이 최희암 전 감독으로부터 사령탑을 넘겨받은 후 거둔 첫 승리였다.

부천=허진석 기자,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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