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보장형 상품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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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10.29 부동산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극도로 침체되자 투자 수익을 보장하는 '보장형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보장형 상품은 대개 "입주(입점) 이후 연 ○○%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으로 분양 경기가 좋지 않을 때 투자자를 끄는 수단으로 제시된다. 아파트보다는 임대용 오피스텔.콘도.펜션 등의 투자상품에서 간간이 나왔는데 최근 들어 유난히 많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장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보증서까지 발급해 준다면 안전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지만 그래도 신뢰도가 높은 회사의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고 제시했다.

◆경기 나빠지자 손님 끌기=대전시 노은1지구에서 '대아 아이투빌 캐슬'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하는 올플랜건설은 입주 시점에 분양가보다 2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지 않으면 차액을 현금으로 보상하겠다는 보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이 회사 허동호 사장은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불안해 할 때 건설사가 안전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웃돈을 보장했다"고 말했다.

한울종합건설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짓는 N스위트 주상복합이 입주 1개월 전에 웃돈이 2천만원 이상 형성되지 않으면 차액에 대해 보상해주는 책임보상제도를 시행한다.

프리미엄 보장제와 달리 수익보장형은 저금리 체제의 틈새를 노리고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펜션 전문업체인 클럽웰스는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조성하는 단지형 펜션에 대해 2년간 연 14%의 확정수익을 제공한다.

신성 에버그린은 제주도 우도에 지은 콘도리조트에 투자할 경우 연 5.2%의 고정수익(연간 단위 지급)을 5년간 보장한다고 밝혔다.

극동건설도 제주도 제주시 삼도2동에 짓는 서비스드 레지던스(오피스텔) 제주 극동 오션스위츠 4백21실을 분양하면서 2년간 7~17%의 임대수익을 보장한다. 이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해 현대해상화재보험의 보증서를 발급한다.

◆유의점=금융권이나 보증회사로부터 보증서나 확약서를 발급받는다면 소비자들이 별로 손해볼 일이 없다. 다만 공사 도중이나 입주 이전에 사고가 생겨 입주하지 못할 경우에는 문제가 커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시행.시공업체의 신뢰도도 함께 살펴야 한다. 클럽웰스 백재욱 팀장은 "수익보장형 펜션의 경우 우선 입지 여건을 판단 기준으로 삼되 테마가 있는지를 따져본 뒤 시행사의 운영, 서비스, 홍보 능력을 살펴야 한다"며 "가급적 단지형을 고르는 게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이 보장상품을 제시하면서 따라붙는 리스크를 분양가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2~3년의 수익금을 한꺼번에 분양가에서 빼주는 방식의 보장상품은 권할 만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넥스플래닝 길연진 소장은 "보장 상품은 외국에서 유행하는 데 투자자가 안전하게 투자하려면 수익 보장기간이 5년은 넘어야 하고 골프 회원권처럼 나중에 업체가 되사주는(Buy Back)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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