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장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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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52세의 가정주부다. 3개월 전 집안 일로 충격을 받고 실신해 5일간 기억상실증에 걸린 일이 있었다. 당시 의사는 정신적 충격으로 쓰러졌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의사의 말대로 3일만에 기억이 되살아났으나 이상하게 건망증이 심해졌다. 무슨 증세인지 걱정된다.

<답>건망증이란 일종의 기억장애를 말한다. 사람들이 기억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만져보아 느낀 오관의 감각정보를 받아들이는 기억등록기능과 이를 보관하는 기억유지기능, 필요할 때 회상해 내는 기억회상기능이 있어야 한다. 건망증 등 기억장애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대개 뇌 손상이나 약물중독, 심리적 충격, 노화로 인해 세 종류의 기억기능 중 어느 한 기능에 장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뇌 손상이나 약물중독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기억등록 장애가 많으며 심리적 충격·노화로 인한 경우 대부분 기억회상장애다.
또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심리적 요인과 노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환자가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기억자체를 회상 및 보관하지 않으려 하거나 주의집중 부족으로 발생한다.
이 환자의 경우 52세의 연령과 집안 일로 심리적 충격을 받았고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노화로 인한 갱년기 장애와 함께 다분치 심리적 원인으로 기억회상 장애가 일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방향감각이나 판단력 등 다른 지각능력에 이상이 없으면 기억능력이 쉽게 회복될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갱년기에는 노화로 신체 각 부위가 심각하게 위축돼 평소에도 충격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예민한 심리적 상태가 나타나 작은 일에도 충격을 받고 쓰러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피하고 주의 집중력을 기르면서 모든 일을 대담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최선의 치료·예방이며 주위사람들도 되도록 충격을 줄 수 있는 말·행동은 피해야 한다. 이와 함께 뇌의 노화현상을 지연해주는 뇌 대사부활제·뇌 혈류 개선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증세가 심하거나 약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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