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신용도가 수수료 척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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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그러나 특정 단체나 협회가 수수료율 인하 압력을 행사하지는 못한다. 이 역시 일종의 담합으로 규제하기 때문이다."

미국 소매금융 전문 컨설팅회사인 '스트래티직 워크 그룹'의 네비 어도안(사진) 대표는 "미국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가맹점의 신용도"라며 "철저히 수요-공급에 따라 결정되며 정부 등 제3자의 간섭은 없다"고 말했다. 스트래티직 워크 그룹은 아멕스와 씨티그룹 등 세계적 신용카드사의 전략과 마케팅을 컨설팅하고 있다.

그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놓고 현재 상원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고 관련 소송도 50여 건이 제기 중"이라며 "수수료율이 싸다 비싸다가 아니라 업계가 담합을 했는지 안 했는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가맹점의 신용이나 매출 규모에 따라 소규모 업체엔 높은 수수료가, 신용도가 높은 업체엔 낮은 수수료가 적용되는 건 당연하다는 것이다. 어도안 대표는 "예컨대 사기 거래 가능성이 큰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이, 사업 경력이 짧은 가맹점보다는 오래된 곳의 수수료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바텐더나 웨이터 등이 신용카드를 다루는 술집은 안전한 공공기관보다 위험이 커 그만큼 수수료도 높아진다. 매출이 많아 수수료를 많이 낼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것도 기본이다.

업종 간 차이도 있다. 매일 구입해야 하는 생필품은 마진율이 낮은 점을 감안, 이익이 많이 남는 사치품에 비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게 매긴다.

어도안 대표는 "미국에서는 개별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은 가맹점끼리도 비밀"이라며 한국에서 벌어지는 수수료 원가공개 요구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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