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사 주지자리 법정다툼/조계종 총무원 인사앞두고 현주지 반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서울지법에 가처분신청서 제출
국내 유명사찰중 하나인 설악산 신흥사 주지 자리를 놓고 현주지와 조계종 총무원간에 법정싸움이 벌어졌다.
신흥사 주지 혜법스님(54)은 13일 조계종 총무원을 상대로 『새주지 임명을 막아달라』고 요구하는 신주지임명금지가처분신청을 서울민사지법에 냈다.
혜법스님은 소장에서 『주지의 임기가 4년으로 규정돼 있으므로 90년 7월 주지로 임명된 본인은 94년 7월까지 직책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조계종측은 본인이 임명 당시 쓴 「92년 7월4일부로 주지직을 그만두겠다」는 사직서를 근거로 새 주지를 임명하려 하나 이는 당시 총무원장의 강요에 의해 어쩔수 없이 제출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조계종측은 이에 대해 『86년부터 주지를 맡은 혜법스님이 90년 재임명을 받기위해 「진행중인 불상건립공사를 끝내도록 2년만 더 일하게 해달라』고 간청,미리 사직서를 받는 조건으로 임기를 연장해 준 것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혜법스님은 강북종단과 강남종단으로 갈린 현 조계종의 양파벌중 강남종단을 지지,강북종단인 조계종 총무원의 정기감사를 거부하는 등 마찰을 빚어왔다. 신흥사는 설악산 일대 1천여만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조계종 제3교구 본사로 관람료수입 등을 포함,연20억원이상의 수입을 올려 재정면에서 경주 불국사에 이어 두번째로 큰 사찰이다.
이 절은 83년 6월 현 혜법스님이 주지로 임명돼 취임하면서 이를 반대한 신흥사 승려간 싸움이 벌어져 혜법스님을 동행했던 스님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으로 3년여동안 극심한 분규를 겪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