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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궁합 높이는 케겔 운동, 제대로 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호 14면

“케겔 운동, 별 효과 없었어요.”

필자의 진료실을 찾은 40대 여성 L씨에게 성기능 개선에 효과가 좋은 케겔 운동을 권했다. 질ㆍ항문 주위의 근육을 조였다 풀어줬다 하는 운동이다. 그러나 L씨는 여기저기서 케겔 운동을 권유받고 열심히 했는데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서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자세히 물어보니 케겔 운동의 방법을 잘못 알고 있어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였다.

1948년 케겔 운동을 창안한 미국의 케겔 박사는 “효과가 없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을 조사해봤다. 골반 근육의 위치와 운동 요령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서 그렇다는 결과를 얻었다.

케겔 운동을 제대로 하려면 먼저 골반저근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골반저근이란 여성의 질 입구를 둘러싼 질 주위 근육과 항문을 둘러싼 항문 괄약근을 포함하는 8자 모양의 근육이다. 이 근육이 골반 내 장기들을 받쳐준다. 부실해지면 요실금, 자궁 탈출 등의 문제가 생긴다. 또 성감이 저하되고 오르가슴이 약해질 수 있다.

흔히 케겔 운동 연습법으로 소변을 보다가 중간에 멈추는 방법을 말한다. 대변을 보다가 중간에 끊을 때 수축하는 근육이 바로 골반저근이다. 이 근육을 운동시키는 것이다.

또 너무 빠르게 수시로 조였다 풀었다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틀린 방법이다. 근육을 수축한 채로 일정 정도 버텨야 단련 효과가 있다. 10초 동안 조였다가 다음 10초는 이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처음에는 2~3초 버티기도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지속시간이 늘어난다. 이렇게 조였다 풀었다 하는 것을 1세트로 해서 하루 100번을 시간 날 때마다 나눠 하면 된다.

성행위를 할 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골반저근을 케겔 운동 하듯이 조이는 여성이있다. 하지만 오히려 성적 흥분에 방해가 될 뿐이다. 기계에 앉아만 있어도 케겔 운동이 된다는 광고도 봤지만,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현대인은 바빠서 운동할 여유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케겔 운동은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릴 때, 뉴스나 드라마를 볼 때, 출퇴근길에, 근무시간에도 의자에 앉아 남모르게 운동할 수 있다. 게다가 비용도 들지 않는다.

케겔 운동은 특히 출산 등으로 회음부에 손상을 입은 경우 질 근육을 재활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 서양에서는 산후 관리의 필수항목으로 꼽힌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성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케겔 운동은 보조수단이다. 성기능 장애가 있다면 전문가를 찾아 원인을 발견해 치료를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강동우·백혜경은
서울대 의대 출신 전문의(醫) 부부. 미 킨제이 성 연구소와 보스턴ㆍ하버드 의대에서 정신과·비뇨기과·산부인과 등 성(性) 관련 분야를 두루 연수, 통합적인 성의학 클리닉ㆍ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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