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마다 공기정화기 설치/부산 7개교/공단오염으로 두통등 시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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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정용백기자】 부산 사상공단 대기오염이 날로 악화되고 인근주민과 공단내 학교 학생들이 두통·호흡기질환 등 각종 질병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교육청이 공단내 7개 초·중학교에 공기정화기를 설치키로 해 대기공해가 예상외로 심각함을 드러냈다.
부산시 교육청은 5일 2억1천여만원을 들여 대기공해가 심한 학장동일대 사상공단내 학장·모라·삼덕·감전·삼락·서감 등 6개국교와 삼락중 등 7개교에 교실마다 1대씩 모두 2백67대의 공기정화기를 설치,이달말부터 가동키로 했다.
부산교육청의 이같은 조치는 이들 학교들이 대부분 학교 담장과 길을 사이에 두고 신발·주물·도금 등 각종 공해업체들에 둘러싸여 유독성 가스·매연 등이 교실로 스며들어 학생들이 두통을 호소하는 등 수업에 많은 지장을 받고 있어 취해진 것이다.
실제로 부산시가 올 1·4분기중 조사한 이 지역의 대기중 중금속 오염도는 납이 0.772PPM으로 기준치(0.15PPM)보다 5.15배나 높았으며 크롬(0.256PPM)·구리(1.009PPM) 등도 검출되는 등 공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학교(학생수 1만9천여명)는 80년대 중반부터 여러차례 공기정화기 설치 등 공해방지 대책을 세워줄 것을 시교육청 등 관계기관에 요청했으나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었다.
이중 학장국교의 경우 주물·신발·철강 등 1백여개 공해업체에 파묻혀 있는 바람에 39개학급 1천9백여명의 학생들이 악취·분진 등으로 고통받고 있어 평소 매일 10여명씩 양호실을 찾아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으며 흐린 날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하다는 것이다.
부산교육청이 설치키로 한 공기정화기는 가로 51㎝·세로 29㎝·높이 1m85㎝ 크기로 먼지·냄새제거는 물론 살균처리까지 가능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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