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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느낌!] 그녀는 '킹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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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감독:앤디 픽맨

출연:아만다 바인즈, 채닝 테이텀

장르:코미디 등급:12세

20자평:임도 보고 뽕도 따는 여고생의 소동극

임도 보고 뽕도 따고, 꿩 먹고 알 먹고, 마당 쓸고 돈 줍고…. 속담은 이렇게 많은데, 현실에서는 일이든 연애든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런 답답증을 느끼는 관객, 특히 여성관객에게 '쉬즈 더 맨(She's the Man)'은 잠시 판타지적 쾌감을 안겨주는 영화다.

주인공 바이올라(아만다 바인즈)는 고교 여자 축구팀에서 활약하는 맹렬소녀. 그런데 예산문제로 여자팀은 해체되고 남자팀만 남는다. 격분한 바이올라는 이를 당연시하는 남자친구에게 절교를 선언하고, 내친김에 다른 고교의 선수가 되어 모교 남자축구팀을 박살낼 궁리를 한다.

이 엉뚱한 계획이 가능한 일일까. 길을 열어준 건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이다. 말썽쟁이 오빠는 전학갈 새 학교에 등록도 하지 않고 부모 몰래 여행을 떠나버린다. 이 기회를 노려 바이올라는 남장을 하고 새 학교에 나타나 축구팀 선수로 선발된다. 문제는 역시나 연애. 새 학교의 퀸카가 남장한 바이올라에게 매력을 느끼고, 실제로 여자인 바이올라는 기숙사 룸메이트 듀크(채닝 테이텀)에게 조금씩 마음이 끌린다. 여기에 바이올라의 옛 남자친구와 세바스찬의 진짜 여자친구까지 등장해 상황은 점점 복잡해진다.

영화는 바이올라가 축구와 연애,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과정을 유쾌한 고전 소동극처럼 그려낸다. 실제로 영화의 원작이 셰익스피어의 고전희극'십이야'다. 쌍둥이 남매의 이름이나, 여동생이 남장을 하고 오빠 행세를 하는 설정, 다른 여자가 남장한 바이올라에게 매력을 느끼는 점 등등이 모두 원작 그대로다.

여기에 여자축구를 비롯, 요즘 관객들 눈높이에서 현대적인 재미를 녹여낸 것은 온전히 이 영화의 공이다. 현실에서야 짧은 머리 가발 하나로 여학생이 남학생으로 보이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영화적 장치를 일단 수긍하고 나면 일련의 소동을 롤러코스터처럼 즐길 만하다.

이 영화가 주는 대리만족의 가장 큰 덕목은 바이올라의 성취다. 처음에는 2군 선수로 분류됐던 바이올라는 룸메이트 듀크의 과외교습을 받아 1군 선수로 올라선다. 축구가 비인기종목인 미국에서 만든 영화인데도 축구 장면 역시 오버헤드킥 같은 화려한 기술 위주로 볼만하게 잡아냈다.

아직 이름이 낯선 21세의 배우 아만다 바인즈의 연기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상대역인 채닝 테이텀은 댄스영화 '스텝업'에서 이미 훌륭한(!) 몸매를 보여줬던 배우다. 코엑스.목동.신촌.수원.서면.울산.해운대.대구.광주.전주 등 전국 10곳의 메가박스에서 개봉한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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