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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바둑 인간에 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컴퓨터의 「인공지능」으로 프로최고수의 바둑을 이긴다는 것은 과연 실현 가능한 얘기일까.
바둑계에선 『공상과학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이미 체스 세계챔피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정도의 프로그램을 개발해낸 컴퓨터쪽의 야심도 만만치 않다.
특히 대만의 응창기 바둑교육재단이 85년 인간을 이기는 컴퓨터프로그램 설계자에게 2백만 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또 매년 상금 10억원 규모의 세계컴퓨터바둑대회를 열면서 컴퓨터의 바둑실력은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7회 대회 때 우승한 네덜란드의「골리앗」(프로그램이름)은 그 실력이 겨우「7급」수준. 70년대 초 미국의 UCLA대학에서 처음이 연구를 시작한 이래 20년 동안 이룩한 업적치고는 매우 빈약해 컴퓨터가 9단과 마주앉을 날은 요원하기만 하다.
국내에선 2년 전 처음 컴퓨터대회가 열려 지원호씨(32·KAIST박사과정)가 「맥」이란 프로그램을 단독 출전시켜 우승했다. 「맥」의 실력은「10급」수준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오는 7일 개최되는 제3회 컴퓨터바둑대회에는 「맥」과 함께 컴퓨터공학·물리학·전자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나 박사과정의 전문가들이 만든「큰돌」「위기십결」 「정념」「바둑」등 8개의 프로그램이 출전한다.
컴퓨터업체인 (주)상운이 주최하고 한국정보문화센터·전자신문 등이 후원하는 이 대회에서 최강팀으로 꼽히는 프로그램은 「렉스(REX)」. 세기컴퓨터의 김항주씨와 경북대학팀이 세계최강「골리앗」을 분석, 공동으로 만든 것인데 8∼9급 수준을 장담하고 있다. <박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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