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안성시-GS마트 윈윈 유통 1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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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경기도 부천 지역 주부 30여 명이 안성시를 방문했다. 이들은 모두 GS 리테일의 단골 고객으로 안성시에 농.축산물 산지 견학차 온 것이다. 안성시청 김병준 '안성마춤' 마케팅 담당관 등 공무원들은 이들에게 지역 특산물 브랜드인 '안성마춤'의 농.축산물이 처리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지역에서 나는 쇠고기로 점심을 대접했다.

김 담당관은 "매년 GS 리테일 측이 1000여 명의 소비자 산지 견학단을 보내고, 우리는 소비자들의 밥상에 올라가는 농.축산물이 어떻게 가공되는지 보여 주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유통업체.생산자.소비자가 직접 교류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시와 GS 리테일은 유통 업계에서도 소문난 '특별한 관계'다. GS리테일은 안성시에서 나는 한우와 쌀.포도.배.인삼 등 5대 상품을 장기 도입 계약으로 들여다 팔면서 품질 검사 등 상품에 대한 보증을 시 당국에 일임했다. 안성시 측은 GS 리테일에 들어가는 농.축산물은 생산 이력 관리부터 품질 관리와 잔류 농약 검사까지 모두 맡아 믿을 수 있는 제품만 내보낸다.

이들의 협력은 1998년 시작됐다. 안성시가 자체 한우 브랜드 '안성마춤'을 출범한 뒤, 이 브랜드를 팔아줄 곳을 물색하던 중 GS스퀘어(당시 LG백화점) 부천점과 인연을 맺었다. GS 측은 초보 브랜드 사업자인 안성시에 브랜드 디자인 방법과 포장 방법까지 가르쳐 주며 이들의 사업을 이끌었다.

이를 출발점으로 '안성마춤'은 이제 신세계 등 유명 유통점으로도 판로를 넓히며 탄탄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GS 리테일은 2004년 안성 지역의 5대 농.축산물을 우선 판매하겠다는 내용의 '우리 농산물 사랑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전국의 GS 스퀘어.GS 마트에서 안성 지역의 농.축산물 판매에 나섰다. 안성시 제품 판매 면적을 다른 제품보다 두 배 정도 넓게 잡고, 수시로 판촉전을 하는가 하면, 판촉 전단에도 꼭 '안성마춤'브랜드를 내보내며 판촉에도 적극적이다. 이에 GS 리테일에서 팔리는 안성 지역 농.축산물의 매출은 2003년 47억원에서 지난해 120억원으로 2.5배나 늘었다. '안성마춤' 한우의 경우 60%가 GS 리테일을 통해 팔린다.

이 같은 지자체와 유통업체의 협약으로 지역 농민들도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 안성시 삼죽면에서 30년째 소를 키우는 우영묵씨는 "한.미 FTA 후 일부 축산농가가 덜 자란 소를 잡는다던데 우린 GS 리테일과 2년 동안의 납품 계획을 이미 짜 놓았기 때문에 소를 잘 키우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GS 리테일 임병옥 마케팅팀장은 "안성시는 물론 안성 지역 농민까지 품질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농.축산물을 내놓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에 GS 리테일은 안성시 외에도 오징어가 유명한 울릉도(2005년), 흑돼지가 유명한 강원도(올해)와도 안성시와 같은 방식의 판매 협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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