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피플@비즈] 노르웨이 왕세자 부부 8일 방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당초 경제사절단 규모가 60명이었으나 90명으로 50%나 늘어났습니다. 양국간 경제협력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지요."

지난달 26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왕궁에서 만난 호콘 마그누스(34) 왕세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와 메테마리 왕세자비(사진)가 90명의 사절단을 이끌고 8~11일 한국을 방문한다. 노르웨이 왕실의 공식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콘 왕세자는 "지난해 9월 한국과 노르웨이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교역이 40%나 늘어났다"고 말했다. 양국간 경협 논의는 에너지, 선박.해양, 수산업, 정보통신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연말부터 본격 가동되는 노르웨이 스노빗 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통해 보다 많은 LNG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대신 노르웨이가 북해에서 새로운 유전을 개발할 경우 한국 기업들이 해양구조물 수주를 많이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제영화제를 후원하는 등 영화산업에 특히 관심이 많은 호콘 왕세자는 "한국 영화가 크게 성장했다고 들었다"며 "볼만한 영화를 하나 추천해 달라"고 했다.'친절한 금자씨'를 추천했더니 그는 "꼭 한번 보겠다"고 약속했다.

한명숙 전 총리 초청으로 서울에 오는 왕세자 부부는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고, 서울과 부산에서 열리는 경협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10일에는 부산 유엔공원에서 열리는 한국전 참전 노르웨이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다. 11일에는 부산 지역에 거주하는 약 400명의 자국 교민들과 함께 노르웨이의 날 기념행사도 연다.

왕세자 부부는 2000년 12월 약혼했다. 평민이자 당시 세 살짜리 아들(마리우스)을 둔 미혼모였던 메테마리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결혼 직전 그녀는 "젊은 시절 나의 반항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강했다"며 "이는 매우 방종한 생활로 이어졌다"고 고백하면서 앞으로는 왕세자비로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동갑인 두 사람은 2001년 8월 결혼해 현재 세 살인 잉그리드 공주와 두 살짜리 스베레 왕자를 두고 있다.

"왕세자비가 된 다음 무엇이 가장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된 점을 꼽았다. 그녀는 자국에서 정신질환 예방활동에 열심이며,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운동에도 적극적이다. 그녀는 9일 '직장과 가정에서의 균형'이라는 주제로 서울 조선호텔에서는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 개막연설을 할 예정이다.

글.사진 오슬로=심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