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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조선민주주의…』|중앙일보 특별취재반 지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신화에서 부활한 역사.
냉전과 반공의 벽 뒤에서 소리 없이 스러지며 조금씩 조금씩 변형된 채 왜곡된 모습으로 굳어져 가고 있던 북한의 역사.
본지에 연재되고 있는 「비록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해방이후 50년이 채 안된 짧은 기간임에도 학문의 세계에서 사라지거나 왜곡되어 있던 북한 초기 건설사를 햇빛 속으로 이끌어낸 최초의 다큐멘터리다.
이 「비록」 가운데 44회까지를 단행본으로 엮은 『비록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출간됐다.
2차대전 종전 직전 소련극동의 시베리아에 위치한 특수부대 88독립여단에서 가진 조그만 모임. 그러나 역사의 어느 곳에서도 포착되지 않았던 그 모임에서부터 「비록」은 시작된다.
신비에 싸여왔던 김일성의 입북과 권력을 향한 정지작업, 너무나 운명적인 조만식과의 첫 회동, 박헌영과 김일성의 피할 수 없는 협력과 갈등의 사슬들, 북한 건설의 중추 소련파의 입북과 활동전모, 항일전에서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쫓기듯 권력의 이면으로 사라져야했던 무정의 삶과 죽음의 기록, 인상 깊었던 독립투쟁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북한정치의 장에서 주저앉고 말았던 연안파, 그들의 미지에 싸였던 입북 경로와 활동의 궤적들. 이 모든 것들을 「비록」은 실증적으로 재구성하고있다.
연재물의 시작과 진행 도중 게재됐던 조만식과 이광수의 죽음, 박헌영의 딸과 무정 딸의 생존, 김정일 유모의 북경생존 같은 특종기사들도 감추어져있던 역사의 복원에 큰 보탬을 줬다.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것들을 포함해 1백20여장의 귀중한 사진들도 수록돼 있다. 현재 60회를 넘어선 「비록」은 앞으로도 계속 단행본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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