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도박계의 마녀」 교포/나카지마 요시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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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사기도박 10억대 갈취/유명 학원장 등과 사흘 포커/한판 1억원까지… 일로 도주/피해자,폭력배 동원 돈 일부 돌려받아/서울지검 수사
일본 국적의 재일교포 여자 도박사가 국내에 원정,유명학원 원장을 상대로 사기도박판을 벌여 사흘만에 수십억원을 따낸뒤 피해자측으로부터 폭로 위협을 받자 일부를 돌려주고 일본으로 도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5일 서울지검 강력부에 따르면 「동남아 최고의 여자 도박사」로 알려진 재일교포 나카지마 요시에씨(47)가 지난해 3월 서울 서초동 우성아파트에서 서울시내 유명입시학원인 J학원 원장 김송호씨(38)를 상대로 사흘간 포커도박판을 벌여 최소한 10억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김씨는 거액을 날리게 되자 60년대 국내 폭력계의 거물로 알려진 윤모씨(60세 가량·서울 평창동)를 동원해 『수사기관에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고 위협,8억원 상당의 어음·수표 등을 회수했다. 서울 역삼동에서 룸살롱을 경영하고 있는 윤씨는 최근 검찰이 소환하려 하자 지방으로 도피했다.
피해자 김씨는 평소 드나들던 서울워커힐호텔 카지노에서 알게된 이 호텔과장 김모씨(50)를 통해 나카지마씨를 소개받아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우성아파트에서 나카지마씨와 그녀의 일당으로 보이는 다른 재일교포 남자 5명 등 모두 6명과 함께 사흘동안 하루에 1∼2시간씩 1조가 52장인 트럼프 8조를 통에 집어넣은 뒤 4장을 꺼내 2장씩으로 된 2개의 패중 한 곳에 돈을 거는 속칭 「바카라」게임을 벌였다.
검찰은 김씨가 자신이 잃은 금액이 10억원 정도라고 진술했지만 한차례에 1억원까지 판돈을 걸었고 윤씨까지 동원한 점으로 미루어 처벌을 가볍게 하기 위해 축소진출했을 가능성이 크고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나카지마씨의 소재를 추적한 결과 현재 일본 동경에 머무르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입국하는대로 구속,정확한 사건경위를 밝혀낼 계획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씨·김 과장·윤씨도 청부 협박 등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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