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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진정한 반성’ 지켜봐야 할 이번 주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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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11면

세상 살면서 힘든 것 중 하나가 잘못을 사과하는 일이다. 자기 삶에 대한 긍지가 남다른 정치인들에겐 더욱 어렵다. 갈기를 건드려 화가 난 사자를 생고기 한 덩어리로 달래려다 스스로 먹잇감이 되는 것 아니냐는 계산은 정치인 특유의 심리다. 2006년 3월 골프 파문 속의 이해찬 총리는 같은 건으로 네차례나 사과를 하고도 물러났다. 여론 악화의 상승 곡선을 못 읽은 때문이다.

진정한 뉘우침의 위력은 크다. 부시 미 대통령이 40세에 술과 담배를 끊으며 인생을 회개했던 스토리는 유권자들에게 “휴먼 터치(human touch)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2006년 4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여당이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해 외면받는다”며 정치 입문을 신선한 사죄로 시작했다.
이번 주에 만날 정치 뉴스는 ‘진정한 사과’를 기준으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군정,개발독재 시대 잔당들이 한나라당의 주인 행세를 한다”며 “내 책임도 크다”고는 했지만 여전히 탈당 명분은 개운치 않다.

새 정치질서 창조를 위한 순교인지, 개인적 욕망의 포장인지 그의 후속 행보를 찬찬히 관찰해야 할 시간이다. 손학규 효과의 기대에 들뜬 열린우리당 일부와 옛 여권 탈당파도 마찬가지다. ‘대통합 신당’이라는 카피로 유권자를 유혹하지만 참회없는 이들의 새 출발이라면 영 머쓱하다.

민주당이 재·보선 전략공천을 해 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는 사면 복권된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다.

두 차례의 대선 역전패를 당한 한나라당도 대세론에 안주한 줄세우기, 이전투구만 즐긴다면 다시 성난 사자의 먹잇감이 되는 건 순간이다. 업보가 큰 우리 정치의 새 블루 오션(blue ocean)은 누가 제대로 사과를 하느냐의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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