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최윤호 교수의 건강 클리닉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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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12면

피검사자
전장량(60·전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사장)
생활습관
-40년간 거의 매일 소주 한 병 마심
-30년간 매일 하루 한 갑 흡연
-운동 거의 안 함
자각증상
-운동하거나 힘든 일을 하면 숨이 차다
-쉽게 피로를 느낀다
-특별히 아픈 데는 없다

암과 동맥경화는 대표적인 노화 관련 질환이다. 건강하게 늙으려면 40~50대에 건강검진을 할 때 환자의 특성에 따라 암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와 동맥경화ㆍ심장질환ㆍ뇌혈관질환 검사를 해야 한다.

전씨는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 과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왔다. 하지만 담배를 30년 이상 피우고 있어 암 발생 위험이 높다. 폐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주기적으로 흉부 CT 검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전씨는 폐 기능 검사에서 다소 심한 기능 장애가 발견됐다. 비슷한 연령대 사람들보다 증세가 심했다. 운동할 때 숨이 차고 쉽게 피로를 느끼는 것도 이 때문으로 생각된다. 장기간의 흡연 때문에 이런 장애가 생겼다. 전씨가 담배를 끊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또 목 부위 동맥 혈관 초음파 검사에서 동맥경화 진단이 나왔다. 왼쪽 동맥은 정상보다 3분의 1가량 좁아져 뇌졸중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전씨는 담배를 오래 피웠고 30년 전부터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가벼운 당뇨병을 갖고 있다. 부친이 뇌졸중을 앓은 가족력이 있다. 전씨는 이 같은 동맥경화 위험 인자가 있어 뇌졸중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혈압은 지금처럼 항(抗)고혈압 약제를 복용하여 정상으로 유지하고, 당뇨병은 아직 심한 편이 아니므로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전씨는 2년 전에 비해 간이 많이 나빠졌다. 간 기능 수치에서 다소 심한 이상 진단이 나왔다.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도 중증의 지방간 증세가 발견됐고 간이 커져 있다. 거의 매일 소주 한 병을 40년간 마셨기 때문에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단된다. 반드시 술을 끊고 한 달 뒤 다시 검사해야 한다.

위 내시경 검사에서 만성위염 진단이 나왔다. 다만 속 쓰림 증상은 없었다. 위염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진행되는데 위염이 있는 사람이 위암에 잘 걸린다. 술ㆍ담배나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매년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약 전씨가 40대에 건강검진을 했더라면 고혈압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지표가 정상이었을 것이다. 잘못된 생활습관(흡연ㆍ음주ㆍ운동부족)과 체질적인 위험 인자(고혈압ㆍ당뇨병),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신체의 노화 현상 등이 겹쳐 지금의 질환들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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