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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축 우라늄 생산능력 쟁점 北·美 협상서 걸림돌 안될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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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06면

포탄 형태의 우라늄 핵무기 1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HEU)은 약 60㎏이다. HEU는 핵분열 물질인 U-235가 90% 이상이다. 천연우라늄에는 U-235가 0.7%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U-238이 대부분이다. HEU를 얻기 위해선 원심분리기(그림)가 필요하다. 원리는 탈수기와 같다. 원심분리기에 기체 상태의 6불화우라늄을 넣어 돌리면 무거운 우라늄 U-238이 바깥으로 밀려나고 가벼운 U-235가 모인다. 미국의 핵과학자 리처드 가윈은 “60㎏의 핵분열 물질을 만들려면 1300개의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3년 동안 가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HEU 양산을 위해 원심분리기를 서로 연결한 장치가 캐스케이드(cascadeㆍ사진)다.

북한은 어느 수준일까. 북한은 적어도 원심분리기 샘플 약 20개와 설계도를 확보하고 있다.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북한에 주었다고 공개한 내용이다. 이 정도로 우라늄탄을 만들 수는 없다.

문제는 북한이 캐스케이드를 갖췄느냐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원심분리기를 만들지 못했다면 HEU를 다량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 정부가 단순히 농축 우라늄 계획(UEP)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와 맞물려 있다. 북한이 관련 장비로 생산하려 했던 것이 고농축 우라늄인지, 발전용 등의 저농축 우라늄인지 특정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여기에 해법이 있을 수 있다. 북한이 장비 도입과 농축 계획을 인정하고, 신고하면 2002년 미국의 문제 제기도 틀린 것은 아니다. 북ㆍ미 모두 체면을 구기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북ㆍ미가 예전보다 유연해진 점은 고무적이다. 서주석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ㆍ미가 문제 해결 의지가 있다면 북한의 농축 우라늄 문제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결정적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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