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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민자엔 큰 흠집/이종찬후보 어디로 갈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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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몇 의원이 행동 함께할지 관심/박태준·박철언의원도 갈림길
이종찬후보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경선거부결정이 민자당 뿐 아니라 여야의 대선구도에 파장을 일으키면서 그의 진로와 선택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는 금년 12월 대선출마를 결심한 듯 하며 이 정치모험을 위해 당내투쟁→탈당(또는 출당)→신당창당→출마의 순서를 밟을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는 지금 「여당과의 이별」을 눈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전당대회 무효화투쟁」만을 내놓고 그 이후의 행로에 대해선 카드를 꺼내지않고 있다.
그러나 당내체류가 오래가지 못할 것을 전제로 그는 향후대책을 수립중이다. 이 후보측은 노 대통령과 김영삼후보·김종필최고위원 등 1노 2김이 경선후유증을 수습하기위해 조속히 민자당을 김 후보체제로 굳힐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에 도전하는 이 후보세력은 시기와 형식이 문제지 「정리」될 것은 뻔한 이치다.
노 대통령은 이미 「단호한 조치」를 못박아 놓았다.
이 후보측에서는 저항과 투쟁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당내에 있으면서 대중집회같은 수단도 검토하고 있지만 극적 변화가 없는한 결국은 당밖으로 나갈 각오를 하고 있다.
결별하는 마당에 가락동 교육원매각 등 민자당의 밝지못한 측면을 시비해 투쟁실적을 쌓아갈 수 있지만 그것도 김 후보측이 이런 사태에 대비해 한양매수취소같은 예방조치를 취해놓았다고 이 후보측은 분석하고 있다.
이 후보 주변은 어차피 야당할 바에야 「박해받고 탄압받는」 과정을 부각시키기 위해 탈당보다는 출당(당에서 쫓겨나는 것)이 낫다는 속셈도 가지고 있다.
김 후보의 주류파는 전당대회 이후 사실상 김영삼 단일지도체제를 만들어 6월초 14대국회 출범과 동시에 당·행정부 등 범여권을 대선체제화한다는 구상이어서 이 후보의 당내 잔류여부는 그전에 결판날 것이 거의 틀림없다.
이 후보는 당을 떠나면 곧 대선출마발판을 마련해야 하는데 별다른 변수가 없는한 신당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당과 신정당은 각각 정주영·박찬종후보를 확정해놓았을 뿐더러 이념·명분·배경면에서도 이 후보가 고려할 대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 후보가 신당의 깃발을 내세우면 과연 이 후보대책위진영에서 몇명이나 따라나설지,그리고 새로운 정치세력은 얼마나 끌어들일지가 궁금하다.
우선 대책위중 14대원내는 동행가능성의 강도에 따라 1선과 2선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1선은 이 후보와 서울의 스리박(박범진·박명환·박주천),장경우부본부장,강우혁의원,구천서당선자(전국구) 등으로 이 후보주변에서는 꼽고 있다. 제일 관심을 끄는 인물은 물론 박태준최고위원과 박철언의원이다.
박 최고위원(14대전국구)은 이 후보와 노선을 같이할 경우 포철회장직 사임과 여권핵심부의 견제 등 상당한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후보측근들은 『그것은 박 최고위원 자신의 결단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가 이 후보와 손을 잡을때 양창식·유수호·최재욱의원 등 박 최고위원파의 거취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박철언의원은 지금 이 후보만큼이나 결단의 기로에 놓여있는 듯하다. 주변에서는 그가 김영삼체제하에서 느끼는 불편함으로 인해 김 후보와 극적인 타협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한 이 후보와 행동을 같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짚고 있다.
그와 노선을 같이해온 조영장·이긍규·강재섭의원의 선택도 관심거리다.
2선에는 심명보대책본부장,김중위·김용환·김인영의원,남재두당선자 등이 머무르고 있다.
심 본부장은 『이 후보의 뜻을 따른다는 것은 경선거부지 이후문제까지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향후 그의 선택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속단키 어렵다.
14대 원외로 보자면 이 후보 결정론을 지지했던 채문식명예위원장,윤길중고문,오유방서울시대책위원장 등은 합류가능성이 높은데 정치계속이 보상되지 않았거나 원외라는 핸디캡이 있다.
김현욱·이진우·홍희표·고세진의원,안성혁위원장과 이 후보진영에 합류했던 호남위원장 다수의 진로도 마찬가지로 불투명하다.
7인협중 경선거부에 반대한 이한동·박준병의원은 이 후보와 「결별」할 것이 확실하다.
이 후보측근들은 『동참세력이 원내로만 10여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을 갖고 있지만 신당에 대한 견제가 녹녹지 않을 것이고 「정치인의 선택」은 여러 변수가 있어 숫자가 급강하할 소지도 예상하고 있다.
이 후보와 핵심측근들은 그래서 무소속 등 새로운 정치세력과 연합해 세를 불려나가야 한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는데 1차적으로 정호용 전 의원을 비롯,이재환·현경대·강창희·조진형당선자 등 무소속과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측은 신당으로 가는 경우 김우중대우회장을 비롯한 경기고출신의 정·재계세력과 서영훈흥사단이사장 등 잠재적 정치세력을 규합해 세대교체·지역감정해소를 양축으로한 신정치세를 키우겠다는 전략을 짜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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