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난 만명이 뽑아" 사퇴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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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강재섭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서로 공격하고 있어 갈등은 당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강 대표는 27일 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자택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현재의 나는 당원 1만 명이 모여 연 전당대회에서 뽑힌 사람"이라며 "옆에서 와글와글 떠든다고 동요해서는 안 된다"고 해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동안 대표직을 맡으며 많이 참았는데 이제 내 목소리를 내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또 이 전 시장과 가까운 이재오 최고위원이 "강 대표가 제시하는 당 쇄신 방안을 보고 조만간 향후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최고위원직 사퇴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 "혁신적인 쇄신안은 자기가 내야지, 남한테 고리를 걸어 내라고 하면 안 된다. 이런 게 바로 이중 플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창희.전여옥 최고위원이 사퇴한 데 이어 이 최고위원이 사퇴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대선 및 대통령 후보 경선 관리 체제의 유지 여부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현 지도부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주장한 반면 박 전 대표 측 김재원 의원은 "이번 재.보선 패배의 책임은 지도부에 있다기보다 지역구의 구도, 무노(無盧)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결과"라고 반박했다.

◆ '군대 동원' 발언 공방=박 전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군대라도 동원해 행정도시를 막겠다'는 분과 유세를 같이했으면 표가 떨어졌을 것"이라며 이 전 시장을 겨냥한 것을 놓고 양측은 이날 설전을 벌였다. <본지 4월 27일자 1면>

이 전 시장 측 정두언 의원은 "재.보선 결과는 국민이 당을 향해 회초리를 든 것"이라며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발언은 회초리를 든 국민에게 대들겠다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측 이혜훈 의원은 "이번 재.보선은 한나라당의 오만에 대한 심판인데, 이 전 시장 측이 패인을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공동 유세 불발로 몰아간다"며 "'군대 동원 발언'을 한 이 전 시장과 공동 유세를 했으면 대전의 민심이 더 격앙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연.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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