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기도 귀가주부/“2중 뺑소니” 역사 참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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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음주운전 승용차에 받혀 중앙선 넘어가/맞은편서 오던 차에 또 치여/두번째 사고 운전자 사체유기까지
심야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던 주부가 집앞 횡단보도에서 뺑소니차량에 두차례 치여 숨진뒤 속옷차림으로 현장에서 3㎞ 떨어진 한강다리위에 버려졌다.
8일 0시30분쯤 서울 신사동 337 숭실고앞 횡단보도에서 인근 H교회에서 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던 최성숙씨(36·여·서울 신사동)가 음주운전하던 오승석씨(26·학원수강생·서울 여의도동)의 로열프린스승용차에 치여 반대차선으로 퉁겨 쓰러진뒤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검은색 승용차에 다시 치였다.
사고가 나자 오씨는 차를 버리고 달아났으나 2차사고를 낸 검은색 승용차가 최씨를 차에 싣고 달아나다 사고지점에서 3㎞ 가량 떨어진 서울 망원동 성산대교 북단 2백m 지점에 최씨를 버리고 달아났다. 최씨는 이어 성산대교위에서도 달리는 차량에 수차례 치여 30여m 끌려간뒤 오전 1시30분쯤 부근을 순찰중이던 경찰순찰자에 발견됐다.
발견당시 최씨는 머리뼈·내장이 파열되고 복부·발목부위에 여러번 차에 치인 흔적이 있었다.
사고를 목격한 택시기사 곽영준씨(50)는 『술에 취해 운전하던 오씨가 사고를 낸뒤 차에서 내려 달아나 추격하던중 맞은편 차선에서 달려오던 검은색 승용차가 다시 친뒤 최씨를 싣고 수색방면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발생 7시간만인 8일 오전 11시 경찰에 출두한 오씨에 대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숨진 최씨가 속옷차림으로 발견됐음에도 사고현장 주변에서 최씨의 옷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옷을 벗긴채 시체를 유기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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